
집에 남겨져 있는 아이들, 펠리페와 막스는 형제이다.
형제는 무섭고 슬픈 일을 겪었다.
그 일은 말하면 안 되는 비밀이 되었고,
형 펠리페는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형제는 이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둘은 평소 ‘신탁 상자’라 부르던 텔레비전을 켠다.
무언가 중요한 답을 얻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신탁 상자가 들려주는 말들은 모호하기만 하다.
답답하고 무력한 형제는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도 나름 괜찮을 수 있어.’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 채로 남게 될까?
아이를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불행
이 작품은 한 가족에게 닥친 불행 이후를 이야기한다.
엄마가 집을 나갔고 아빠는 늘 괴로운 듯 말이 없다.
슬프고 무서운 일을 겪었지만, 말할 수 없는 아이들의 두려움과 상처를 따라간다.
작가는 아이들의 감정이 어른과 다르지만,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다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아이들을 이상화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고,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이 전해진다.
어른들의 무관심이 펠리페를 '보이지 않는 아이'로 만든 것이다.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할아버지가 애들 부모의 불행으로 손자들이
고통받을 지를 걱정하여 매일 다정하게 지켰던 것이다.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깨고
성장해가는 것이다. 이렇듯 이 작품은 소통 부재가 남기는 상흔을
정밀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 형제의 세계를 보는 방식을 몰입시킨다.
그들은 비밀을 지키고, 어른들은 끔찍하며, 텔레비전이 신탁처럼 변하는 것보다
더 큰 위안은 없다.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말레자의 연출가인 휴고 코바루비아스와 뮤리엘 미란다를
초청해 대본의 연출과 무대를 맡기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약 1년 반이
걸렸는데, 극작 작업으로 시작해 애니메이션... 마지막으로 연극 무대 연출로 이어졌다.
이 작품은 아이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은 다르지만 성인과 마찬가지로 복잡하며, 나이에 따라
관심사가 변하더라도 어린 시절은 낙원이 아니라 문제로 가득한 복잡한
발달 단계라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마음에 행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 안에도 존재하는 고통과 두려움을 인식하는 것이다.

안드레스 칼라우스키 작가와의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한국 독자들에게 작가님을 소개해 주세요.
A: 저는 안드레스 칼라우스키입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의 저자입니다.
Q: 「보이지 않는 아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A: 이 책은 원래 2013년에 마레사 극단 함께 무대에 올린 연극이었습니다. 이 극단의 우고와 무리엘이 나중에 책의 그림도 그려주었지요. 연극은 여러 시즌 공연되었고, 세계 여러 페스티벌에도 초청되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Q: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나 영감은 무엇이었나요?
A: 영감이라는 건 늘 신비로운 것이죠. 이 작품의 경우, 한 친구가 저에게 전화로 어린이를 위한 연극 아이디어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있다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없었어요. 친구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이 작품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친구와는 공연을 하지 못했고, 저는 마레사 극단의 무리엘, 우고와 함께 계속 작업하게 되었어요.
Q: 이 이야기에서 '보이지 않게 되는 아이'라는 설정은 무엇을 상징하나요?
A: 이야기에는 '투명해지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누구나 한번쯤 '보이지 않은 채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 적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음'은 어떤 화학적 변화나 신체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타인이 나를 '보지 않는' 것에서 비롯돼요. 타인과의 연결이 끊기고,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건 꽤 고통스러운 일이죠. 저는 바로 이 '단절'과 '관계'의 상실'에 주목했습니다.
Q: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는지를 막스와 펠리페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지요?
A: 막스와 펠리페는 형제이고 서로를 무척 사랑합니다. 그래서 다투기도 하고 장난도 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를 정말 걱정해요. 서로를 놓치고 싶지 않고,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지요. 저는 이처럼 친구나 가족과 맺을 수 있는 깊고 진실한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를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그런 존재들 말이에요.
Q: 라틴 아메리카 문화권에서 '신탁(오라클)'이 가지는 의미가 이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녹아 있나요?
A: 저는 어릴 때 텔레비전을 정말 많이 봤어요. 책도 물론 많이 읽었지만, 텔레비전은 늘 곁에 있었고 제겐 아주 중요한 존재였죠. 만약 어른들이 곁에 없고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텔레비전에게 묻는다는 생각은 현실적으로는 좋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외롭고 혼자일 땐 꽤 그럴싸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생각에서 착안해, 신탁의 개념을 TV로 표현했습니다.
Q: 지금까지 경험했던 독자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독자가 아니라 관객의 반응이에요. 제 다른 작품을 본 한 어린 소녀가 저에게 "어떻게 그런 걸 쓸 수 있어요?" 하고 묻더군요. 그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겁니다. 저는 사람들이 진짜 반응을 보여주는 걸 좋아해요. 물론, 제 글을 좋아해주는 게 더 기쁘지만요. 무엇보다도 진심에서 우러나온 반응이 좋습니다.
Q: 이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표현할 때와 책으로 옮겼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A: 무대는 말과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쓸 수 있죠. 반면에 그림책은 내용을 응축하고 정제해야 합니다. 작가로서 우리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익숙하지만, 이 책을 만들며 핵심을 잃지 않고 말을 줄이는 법을 배워야 했어요. 또, 우고와 무리엘의 아름다운 그림이 그 역할을 훌륭히 해냈고요.
Q: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뭔가요?
A: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진짜 관계'를 맺는 거예요. 우리는 자주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갇히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연결은 가르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와 나누는 대화처럼, 내용보다도 '우린 진짜 연결돼있어' 라는 감정이 더 큰 의미를 가지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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