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죽이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만큼 어머니를 미워해야 하는 인간적 갈등 - 햄릿
권력을 쥐기 위해 형인 왕을 죽이는 인간의 탐욕-클로디어스
누이여 나의 침실로!! 누이를 향한 편집증적 사랑 - 레어티즈
아버지의 원수이자 사랑하는 연인 햄릿! 그로 인해 절망하는 여인 - 오필리어
「햄릿」의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오필리어」는
광적인 무대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햄릿과 그를 사랑하는 오필리어의 원작에다
오필리어의 친오빠 레어티즈가 여동생을 사랑하는 근친애적인 관계를 새롭게 설정,
`햄릿'을 사랑의 삼각구도에서 재해석하는 실험을 펼친다.
햄릿은 미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선왕의 복수와 오필리어에 대한 사랑의 갈림길에서
복수를 택해 실제로 미칠 수 밖에 없으며, 레어티즈는 누이동생을 사랑하지만
아버지 플로니어스를 살해한 햄릿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고
결국 누이를 떠나며, 오필리어는 햄릿과 레어티즈로부터 사랑받지만
복수를 결심한 두 사람에게서 모두 버림을 받고 자살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원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과 복수의 의미를 풀어 나가는 이 작품은 신라 향가 `祭亡妹歌', `散花歌' 등을 차용, `오필리어'의 배경이 원시적인 샤머니즘의 세계임을 암시한다. 특히 수도승 세 사람을 등장시켜 박수무당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고, 오필리어의 몸을 빌어 햄릿의 아버지 유령을 나타내게 하는 대목 등은 작가 조광화씨가 셰익스피어劇에 담긴 광기를 우리의 무당과 귀신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반증한다.
재창작의 글 - 조광화
시인 이상화의 '마돈나, 나의 침실로'를 연상시키는 이 카피는 단순히 햄릿과 오필리어가 사랑하는 원작을 친오빠인 레어티즈가 근친애적인 사랑을 하는 삼각관계로 표현됩니다.
제목이 "오필리어"인 이유도 햄릿과 레어티즈 두사람이 오필리어를 놓고 벌이는 "사랑의 방식"을 다룬 연극이기 때문입니다. 연인과 오빠의 사랑은 칼날이 되어 오필리어를 찌르고 레이티즈는 아버지를 잃고, 누이의 생명마저 뺏겨 분노하고, 햄릿은 복수에 충실하려 애써 잔인해지고 주변을 파괴합니다. 즉, 햄릿은 미친 척하는 인물이 아니라 아버지의 복수와 오필리어에 대한 사랑 중에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택하며, 실제로 미칠 수 밖에 없는 인물로, 레어티즈는 오필리어에 대한 근친애적인 사랑을 하 지만, 아버지 플로니어스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고 누이를 떠나는 인물로, 오필리어는 햄릿과 레어티 즈로부터 모두 사랑 받지만,결국 복수를 결심한 두 사람에게서 모두 버림받고 자살하는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오필리어의 배경은 동양적인 냄새를 풍기는 고대의 어느곳, 원시적 힘이 넘치는 샤만적인 세계입니다. 원작에도 없는 수도승 세 사람은 샤만의 배경이자 박수무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오필리어의 몸을 빌어 햄릿의 아버지 유령이 나타나게 하고(오필리어가 햄릿 아버지 귀신에 들리게 됩니다)때로는 이 극의 진행자로 그리고, 반주자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오필리어는 모든 음악적 요소들이 음악감독 황강록에 의해 수도승 세사람, 소리, 피아노연주, 티벳타악 기둥으로 구성되어 라이브로 연주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의 음악이 가지는 보조역활로서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연극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인물 의 성격 및 심리묘사를 보여주자는 연출 김광보와 음악감독 황강록의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촛불효과의 사용으로 사면적느낌을 더욱 강조하고 암선없이 진행되며, 극단 청우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선왕, 왕비, 클로디어스는 거대한 인형 및 손꼭두로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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