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귄터 아이히 '첫 번째 꿈'

clint 2025. 3. 12. 21:18

 

 

 

한 가족이 가축운반용 화물열차를 타고 기나긴 여행 중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추방자들이다. 
열차는 창을 열 수 없고, 이들은 절대로 바깥 세상을 보지 못한다. 
고대의 노인으로 표현되는 늙은 부부는 아주 오래전 어느 새벽,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남자들이 그들을 침대에서 끌어내 
기차에 싣기 이전의 세상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자식과 손자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노인들의 말이 실체가 없다고 반박한다.
그들은 단 한번도 바깥 세상을, 노인들이 말하는 민들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기차가 속력을 올리는 것이 느껴진다. 
고대의 노인은 불운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그들은 불안에 떤다.

 

 

 

꿈이 상징하는 현실적 상황은 과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인간은 어쩌면 부자유의 질곡에 차단되어 살아가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어쩌면 파시즘의 폭력 하에서 어느 특정한 공간에 갇힌채 살아가는

존재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기차 속에 갇혀 수십 년 동안 생활했다는 사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과거 자유로웠던 삶을 기억해내지만,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이를 꾸며낸 이야기로 단정 짓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 번도 자유로운 바깥 세상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건대 첫 번째 꿈은 억압과 부자유가 횡행하는

사회에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본보기와 같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