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판사가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를 찾아와 말 6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 스트랑의 치료를 부탁한다. 다이사트는 그 요청을 받아들여 알런을 받아들인다.
이상한 눈빛과 의혹을 갖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알런의 분노와 두려움에 찬 반응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알런의 악몽에 의혹을 느낀 다이사트는 가정방문을 통해
알런의 배후에 광신도인 어머니와 무기력하지만 위엄 갖춘 아버지가 있음을 확인한다.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알런은 다이사트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알런은 생존에 대한 본능적인 집착이 싹트면서도 감출 수 없는 분노와 예민함으로
다이사트와의 한판 전투를 벌인다. 다이사트의 집요한 추적으로 알런과 말의 세계가
드러나고, 그 베일을 하나씩 벗 겨 나가면서 다이사트는
자신만의 실존적 고뇌에 한발씩 깊이 빠져 들어간다.
피터 셰퍼가 그의 한 친구로부터 어떤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지 2년 6개월 만에 완성한 <Equus>는 1973년 6월 26일에 National Theatre Company가 Old Vic Theatre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그의 한 친구가 어떤 만찬석상에서 들은 한 소년의 놀라운 범죄 사건의 이야기는 작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들은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에 셰퍼는 자신의 창작능력을 동원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이 사건을 이야기해준 친구가 죽음으로써 인물의 이름이나 고장, 그리고 다른 남겨진 이야기는 자세히 들을 수도 없었고 범죄의 동기마저도 확인할 기회가 없었기에 전적으로 상상력에 의존하여 <Equus>라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의 핵심적인 사건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 알런을 데리고온 가정법원 판사 헤스터 살로먼이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트에게 이야기하듯이 한 소년이 말 6마리의 눈을 찌른 것이다. 이 사건은 세상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여기에 멜로드라마적인 요소와 환상적 형태가 혼합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연극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에쿠우스'는 1975년 실험극장(김영렬 연출)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아온 피터 셰퍼의 대표작이다.
인간의 성적 불능의 원초적 상태와 윤리관 사이의 갈등, 현대산업사회에 대한 소외의식,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 등 많은 주제와 서사극 요소, 잔혹극 요소 등 많은 연극 기법이 사용된 탄탄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 개성있는 배우들의 연극으로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알려져 있다.
많은 주제와 연극 기법을 사용한 원작을 그대로 무대로 옮기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작품의 구성을 축소시켜 한가지 흐름으로 몰고 갈 때 선명한 주제전달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품전체의 주된 정서는 알런의 비정상적 정신세계에 두고 극 전반은 알런을 치료해 나가는 사이코 드라마의 형식으로 다룬다. 사이코드라마는 아동정신과 전문의 마틴 다이사트에 의해 주도되며 간호사인 보조 출연자들이 알런의 주변인물 역할을 한다.
알런의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는데 이것은 알런의 정신병의 주된 원인을 광신도인 어머니와 이중적 인물인 무신론자 아버지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사트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갈등 역시 극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알런의 강한 열정과 비교해볼 때 역시 묻힐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다이사트의 갈등은 알런의 정신 세계에 굴복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갈등을 그 자체로 남겨둔 원작과는 구별되는 결론이다.
무대 형상화 작업에 있어서 중요함 점은 속도감과 에너지 분배의 문제이다. 설명적 언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정서전달의 수단으로 행위, 음악, 조명 등의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속도감을 줄 수 있다. 말을 타는 장면(1막), 말 눈을 찌르는 장면(2막)이 클라이막스다. 즉, 말의 표현이 극 전반의 흐름에 큰 영향을 차 지한다. 원작에는 말은 움직이거나 소리내지 않고 상징적인 모습만으로 표현되길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알런의 정신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 하기 위해서 말은 원작의 지시보다 훨씬 강하고 능동적으로 알런에게 개입해야 한다. 번역본의 문어체 표현을 일반 구어체로 바꾸고 진행상의 속도감을 증가시키기위해 대본을 수정한다. 각 인물들의 지나친 설명 위주의 대사 제거하고 알런의 경험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다이사트의 개입을 배제하며 상황, 사건 위주의 대사를 중심으로 대본을 구성하였다. 여기에 사이코드라마 기법의 첨가하여 알런의 심리를 자극하고, 무의식의 상태에서 환자의 경험을 되살리는 최면기법을 펼친다.
'외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베르 르빠주 '달의 저 편' (6) | 2025.03.11 |
---|---|
티에리 모니에 '암야의 집' (1) | 2025.03.09 |
데이비드 H 황 '잠자는 미녀의 집' (1) | 2025.03.06 |
작가미상 잡극 '격강투지' (3) | 2025.03.05 |
체호프 원작 김용선 재창작 '모스크바 갈매기' (1) | 202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