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동서로 분단된 가상 국가의 서쪽지역 국경 근처의 한 집이 주 무대이다.
깜깜한 밤이고 주위에 민가가 없는 오두막 같은 집이다.
인민공화국이라는 동부국가에서 많은 탈출자들이 자유진영인 서부 국가로 넘어오고 있고
이곳에 '클로소프스키'란 노인이 돈을 받고 탈출을 돕는데 리디아란 처녀와 그 집에 산다.
리디아는 서부 출신 고아로 어려서부터 노인의 보살핌으로 자란 아가씨이다.
이곳에 탈출한 백작부인과 정체가 모호한 아들러가 먼저 와서 있고 이어 몇 사람의
탈출자들을 인솔하여 노인이 들어온다. 베르너와 그의 비서 겸 애인인 카트린, 하겐이다.
그러나 일행 중 한 사람이 낙오되어 리디아가 다시 찾으러 나간다.
베르너는 고위층 인사로 정치적인 문제와 가정불화로 애인과 같이 망명하는 중이고
하겐은 뒤이어 나오는 크라우스와 같은 위장 탈출한 형사인 셈이다.
잠시 후 리디아가 크라우스를 찾아 집으로 오는데 미남인 크라우스에 첫눈에 반한 듯하다.
크라우스와 하겐은 베르너를 잡아 호송하는 임무를 받았고, 베르너일행은 전혀 모르고
빨리 서부국가로 가려는데 현지 국경 상황이 비상이라 통행이 전면 통제 중이란다.
그런 와중에 밖이 소란해 지고 한 여인이 들어오는데... 바로 베르너의 부인인 리이즈다.
그녀는 남편이 탈출한 걸 알고 뒤쫓아 온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냉정하다.
사랑을 갈구하는 부인에게 우리가 무슨 사랑이 있었냐고 하고 다만 동정심으로 같이
서부국가로 갈수는 있지만 부부관계는 끝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자신한테 냉정한 리이즈는 배신감과 홀로된 허탈감으로
무너지는데 전부터 알았던 하겐이 접근한다. 한편 크라우스는 리디아를 통해
새벽에 베르너일행만 국경을 통과하는 것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정보를 빼내고
또 암호까지 알아낸다. 리디아의 순정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보를 전부 빼낸 것이다.
이 정보를 들은 하겐은 베르너 부인인 리이즈에 접근해 베르너와 같이 나갔다가
자신과 같이 살자며 사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베르너를 묶어 놓는 것이고
그사이 크라우스는 동부로 넘어가서 군대를 데리러 간다.
하겐은 인솔자인 노인에게도 시간을 늦추게 공작하고
잠시 후 군인들과 크라우스가 도착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크라우스는 탈주자 전원과 서부 국민인 노인, 리디아까지 모두 잡아가려 한다.
그런 면에서 하겐과 이견이 발생하고 베르너와 비서는 준비한 약으로 자살한다.
홀로 남은 리이즈에게 자신의 기만행위 등으로 미안한 하겐은 자신도 탈출자라며
리이즈와 동반 탈출하려 했다며 리이즈를 위로하지만 반면 크라우스는 하겐의 간청에도
리디아에게 냉정하고 그녀를 법대로 처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리디아는 자신이 예쁘지
않기에 크라우스가 싫어한다고 백작부인을 통해 화장을 하고 옷도 치장하고 꾸미는데....
작가 티에리 모니에의 문체는 고전적이라고 평가되는 대사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언어의 극적효과에 대한 신뢰를 내포하고 있다. <암야의 집>은 모니에의 정치에 대한 견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무대는 중부 유럽 두 공화국 사이의 국경지대에 자리잡은 집 내부이다. 거기서 공산세계를 탈출하려는 이들과 그들을 저지하려는 이들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베르너, 카트린느, 라겐, 크라우스는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가려고 안내자 클로소프스키를 앞세워 이 집에 온다. 베르너의 아내 리이즈도 뒤따라오고, 당원 하겐, 크라우스는 베르너를 탈출하지 못하게 클로소프스키와 리이즈를 이용한다. 그들은 모두 체포된다. 그러나, 하겐은 그들과 함께 죽기를 자청한다. 최후까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사건으로 때로는 열정적이기도하면서, 때로는 시적이기도 하며, 때론 제의적이기까지 한 대사들이 한데 엉겨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묘한 흥분 속으로 빨려 들게 한다.
역자 (이휘영)의 글
1953년 10월 필자가 불란서 유학으로부터 귀국할 준비를 갖추고 있던 무렵이었는데, 티에리 모니예의 'LA MAISON DE LA NUIT' 란 연극이 文藝新聞 紙上에서 好評을 받고 있기에, 어느 날 그 희곡 상연되고 있던 '에베르토 좌'에 구경을 갔었다. 신작은 출판되기 전에 상연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막이 올라 연극이 진행됨에 따라 우선 그 주제가 우리나라의 처지 - 동서 양진영의 충돌을 뼈아프게 격고 있는 우리나라의 처지들 연상케 하는 것에 놀라고,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필자는 비상한 흥분을 억제할 수 없었다. 주제가 1950년대의 우리나라의 비극에 부합하는 점뿐이 아니라, 관중의 마음을 송두리 채 휘어잡고 최후까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전개되는 사건. 특히, 때로는 열변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詩的이기도 하며 때로는 허구적이기까지 한 그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가 필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명을 주었다. 그 뒤 필자가 귀국한 후 이 작품이 출판된 것을 알고 주문하여서 읽어 보았을 때 이 戯曲을 읽음으로써 얻는 감명도 무대를 통하여 받을 수 있는 감명에 못지않음을 확인하고 번역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이제 이 譯本이 우리나라에서 출판될 단계에 이르고 보니 실로 감개무량하다.
티에리 모니에는 본래 思索的 評論家로 文壇에 데뷔하여 20世紀 赤色革命으로부터 文化를 옹호하려는 闘士的 氣質을 보여주었으나, 그의 藝術的 天分도 뛰어난 바 있어, 일찍이 詩에 관심을 기울여 '불란서 詩序說'을 내었고 近來에는 劇作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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