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사나이 유진 내빌은 식물인간처럼 비취 체어에 붙은듯이 누워 있으면서 과거에 대한
애착과 연민을 강렬하게 느끼고 있다. 마침 해변에 나타난 관능적인 싱어라는 여인을 보고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하나 그녀는 내빌에 대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내빌은
이미 자신과 괴리된 상황에 있는 현실을 화려했던 과거로 대치시키려는듯 과거를 회상한다.
자신에게 맹종하던 제스에게 생을 즐기라고 다구치던 일과 또 한명의 심복 잭을 제스와 함께
모략하고 바닷가에 나온 여인들 중에서 한명을 선택 자신의 부를 과시하며 데려오도록
제스에게 명령한다. 제스가 데려온 여인은 뜻밖의 어린 소녀이며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이스크림일뿐이다. 내빌은 아이스크림을 조건으로 다소 당돌한 소녀는 유혹하려 하지만
소녀는 가버렸고, 그는 다시 옆의 비키니에 관심을 갖고 그녀의 다리에 키스를 하는 순간
깜짝 놀라는 여자 비명과 동시에 환상에서 깨어난다. 순간 네빌은 70대의 거동도 불편하고
말도 어눌한 노인이 되어있는 것이다. "사랑...." 하지만 아무도 알아 듣는 이가 없다.
내빌은 웨이터의 부축을 받으며 제자리에 돌아와 앉는데 그의 입술은 굳게 닫히고
손에 들었던 술잔은 떨어져 깨진다.
양철드럼과 재즈의 노래 소리가 시끄러워지면서 극은 끝난다.
미국의 브로드웨이 출신의 작가인 로날드 리브만의 '불꽃처럼 파란 손톱들' 은 정통적인 희곡의 구조를 가지면서도 시공간을 넘나드는 계열에서 얘기될 수 있는 작품이다. 우선 로날드 리브만 (Ronold Ribmon. 1935)의 "불꽃처럼 파란 손톱들' 은 극의 행동이 외부 세계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의 세계 속으로 침잠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상 극은 주인공 유진 내빌이 바닷가의 비취 파라솔 밑에 시종 앉아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는 현재 시제에 있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흐릿한 의식만이 과거의 시제로 돌아가 끊임없이 배회할 뿐이다. 내빌은 그 자신의 유령일 뿐이다.
한편의 '환상특급'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이다. 무대는 고급 휴양지 해변.
30대의 젋은 갑부 네빌... 그는 첨단전기 부품으로 대박난 벼락부자이다.
여자의 비명과 동시에 환상에서 깨어난 네빌은 70대 노인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는 그렇듯 돈만 알고 인생을 제멋대로 독불장군으로 군림하였고 친구도 없고
부인도 이혼하였고 다큰 아이들은 이 휴양지에 와서도 자기들 끼리 놀러 다니고
이젠 홀로 자기의 환상 속에서 낭만 적인 꿈만 꾸고 있는 노인인 것이다.
스페인 화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불꽃처런 파란 손톱을 한 네빌...
제목은 거기에서 나왔으나 어쩌면 작가는 그런 환상적인 꿈을 꾸는 네빌의 격정을
역설적으로 꼬집은 게 아닌까 생각해 본다.
한국공연은 (극단 서울무대) 제목을 '러브라인'으로 변경했고 여러번 재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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