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히사시 '똥이야기'
소설가인 ‘똥’은 자신의 작품 흥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마음 가는 대로
소설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찾아온 출판사 사장은 예전에 출판한
‘똥’의 소설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거금의 인지대금을 주고 간다.
예상치 못한 일에 의아한 ‘똥’은 원고더미 속에서 소설 <글> 을 다시 찾아 읽기 시작한다.
그 순간 갑자기 한 여자가 나타나서는 갖가지 마술을 부리며 자신이 소설 <글> 속에서
뛰쳐나온 ‘글’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다. ‘글’은 똥에게 자신이 소설 <글> 의 내용에서처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능한 도둑이며,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소설 바깥으로 나왔다는 말을 하고 사라진다.
얼마 후 세계 각지에서 이해할 수 없는 도난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똥’은 경찰서로 찾아가 자신이 쓴 소설 <글> 의 주인공인 ‘글’이 바로 그 모든 사건의
범인임을 알려주지만, 수사반장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야기라며 무시해버리는데...
≪똥이야기≫는 일본 작가인 이노우에 히사시의 소설 '글과 똥'(1969)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절묘한 논리 뒤집기와 말장난으로 가득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내용과 형식으로
이루어진 유쾌한 희극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빠른
상황 전개를 통해 가볍고 시원스럽게 풀어나간다는 점에 있다.
인간 본성에 잠재된 여러 요소들 -위선, 거짓, 기만, 허영- 과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모습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시의성과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으며
그러한 요소들을 유머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일본의 셰익스피어,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
1934년생인 작가는 현재 일본 연극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미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첫 희곡 <일본인의 배꼽>으로 일약 새로운 타입의 희극 작가로 일본 연극계에 등장한 작가는 이후 풍부한 언어유희로 풍자성 강한 작품을 발표 하며 수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작품 <똥이야기(원제:똥과 글)> 역시 소설 속의 인물이 실제 세계로 빠져 나와 혼돈을 일으킨다는 희극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우는 작가의 이중적 언어유희와 글이 책 속에서 튀어나와 인간세계를 헤집고 다닌다는 만화적 설정 등이 빛나는 재기발랄한 코메디 작품이다. 작품은 이러한 속도감 있는 상황 속에서도 탁월한 철학적 깊이를 갖고 있으며 관객들은 정신없이 웃으며 공연을 따라가다가도 어느 순간 인간과 삶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
죠우치(上智)대학 문학부 불문과 졸.
아사쿠사의 스트립 극장에서 대본 콘토(단막 코메디), 테레비 각본등을 썼으며 1969년에 쓴 첫 희곡 [일본인의 배꼽]이 상연되었으며 그로 인해 일약 새로운 타입의 희극작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후, 한 인물의 일대기의 형식을 탐색하여 언어의 유희를 풍부하게 표현해 낸 뮤지컬 형식의 넌센스 코메디를 정력적으로 집필, 한 시대를 구축하였는데, 그 저변에는 [그리스도 인간] 이라는 관점에서 쓰여진 작품들로 일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강한 비평성을 가져다 주고 있다. 또한, 신극과 경연극, 순문학과 대중문학이라는 벽을 부수어 놓은 의의도 크다고 할 수 있겠다.1984년 “고마츠”를 결성, 그 극단의 전속작가로서 자작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희곡 : [스님, 도우겐(道元)의 모험] 1971. 기시다(岸田) 희곡상. 藝術選裝신인상 수상. [야부하라 봉사 맛사지사(數原 檢校)] 1973. [노기다이쇼(乃木大將)]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 1979.요미우리 문학상 수상. [반짝이는 성좌] [인간 합격]외 다수.
소설 : 1972년 [手鎭心中]으로 제67회 나오키상을 수상. [기리키리진(吉里吉里人)]요미우리 문학상, 일본 SF대상을 수상. 「후코키(腹敲記)」 「후쥬우신구라(不忠臣藏)」 「4천 만 보의 남자」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