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해제 '세기초기괴기전'

clint 2024. 3. 2. 11:47

 

 

 

어느 무더운 한낮, 놀이공원의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괴기전(귀신의 집) 

행사장을 지나치던 구두닦 슈샨보이. 그는 더위와 일에 지쳐 심심풀이로

괴기 전을 보러가게 되고 그 곳에서 슈산보이는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데....

괴기전 내부는 우시아 구락부라는 또 다른 세계,

지옥의 10시왕이 있는 초현실적인 곳이다.
슈샨보이는 괴기전 속에서 오랫동안 이 곳에서 길을 잃고 갇혀있던

미로아를 만난다. 그녀는 슈샨보이에게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이때 사무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슈샨보이와 미로아를 발견하게 되고

부이사관과 서기관이 나타나서 천년 시민 자질검사 및 프로그램에

투입될 것을 권유한다. 슈샨보이는 그들의 음모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승낙한다.

미로아는 어쩔 수 없이 슈샨보이와 함께 프로그램에 응하게 된다.

10시왕 중 첫번째 대왕인 진광왕이 나타나서 슈샨보이와 미로아를 심판한다.

슈샨보이의 죄는 가려지지만 미로아의 죄는 가려지지 않는다.

일주일 후 슈샨보이는 간이 감옥에서 벌을 받고 있다.

슈샨보이는 지복천년의 전서에서 익힌 눌변으로 우시아 구락부의

신임을 얻게 되어 그 일원이 된다. 괴기전 미로속에서의 남과 여,

마하실리와 유턴은 판결을 기다리며 점점 더 서로를 이해하 기 시작한다.

사무관에 의해 끌려온 미로아는 마하실리가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미로아의 판결은 유보되어 마하실리와 헤어지게 된다.
천년시민권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뒤늦게 도 착한 미로아는 이곳의 모순을 폭로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우시아 구락부는 새천년 시민 모델인 슈샨보이를 등장 시킨다. 

슈샨보이의 개화된 모습에 사람들은 희망에 들뜬다.

사람들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정파리 거울 앞에 선다.

미로아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 거울 앞에 서게되고

비로서 자신의 죄과가 드러난다. 그러나 그것은 죄라기 보다는

그녀의 유일한 양심이다. 미로아를 남겨두고 사람들이 모두 떠난다.
흐느껴 우는 미로아 앞에 기생자가 나타나서 모두가 미쳤다는 말을 던진다.

 



이 작품은 놀이공원의 괴기전(귀신의 집)행사장이 배경이다.
그 괴기전의 내부 모습은 불교에서의 지옥도 풍경을 상징하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인간의 죄에 관한 이야기로 한 인간의 죄가 어떻게 판단 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벌과 반성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그리고 그 주체는 과연 누구여야 하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괴기전(귀신의 집) 행사장은 현실적으로 슈샨 보이에게는 과거의 추억과 어릴적 미로이로 부터 받았던 상처의 기억공간이자. 무더운 여름 날씨와 답답한 현실로부터의 일시적 도피처로서의 공간이다. 또한 염라대왕을 위시한 시왕의 10왕상을 봉인한 불교의 법당 중 하나인 명부전의 풍경, 즉 인간의 죄와 벌에 대한 경중과 종류의 판단이 행해지는 관념적 세계로서의 공간이고 지복 천년의 전서에 의해 파쇼적으로 운영되는 정치구조로서의 공간이기도 하다.
각자의 편향된 진실들의 오류와 이중성, 아이러니들의 충돌을 괴기전 내부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는 군상들을 통해 부각시키고 있다. 관념으로서 죄를 파악하고 관념의 구조 아래 벌을 받고 스스로 죄를 사한다는 것이 결국은 또 다른 죄와 실체 없는 삶 - 우시아 구락부의 천년시민 - 으로의 진행에 불과하다는 것, 실상 근본적으로 죄라는 것이 규범적으 로, 관념적으로 명시된 판단 근거에 앞서 개인의 양심과 영혼의 문제라는 것을 마지막 관문인 정파리 거울 앞에서 미로아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 인물과 현실적 배경의 강조와 관념으로서의 죄의 인식 체계인 10인 시왕의 고증된 재현과 과장, 실체없는 구호와 이념의 본질인 정치적 공간의 기계적인 표현을 서로 대비시켜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아이러니를 시각적으로 구성했다. 극의 시간적 진행, 즉 제1대왕에서부터 10대왕으로까지의 죄의 판단과 형벌, 또다른 축인 우시아 구락부의 천년시민으로서의 자격을 얻어나가는 과정과 죄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깨우침에의 과정을 서로 중첩 표현하기 위해 각 장면들을 서로 혼합된 상징의 이미지로 구성했다고 한다..

 

지옥변상도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