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은희 '거울보기'

clint 2024. 3. 1. 09:07

 

 

한고등학교 2학년 교실의 1년을 배경으로 극이 펼쳐지는데,

학교생활이 불필요한 유예기간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2달 가까이 방랑을 떠난 동일,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다시피 동일을 찾아다니는 지식,

동일과 지식을 걱정하는 어머니,

그리고 동일의 제적을 막기 위해 학교체제에서 맞서

시달리는 담임선생님의 위기가 있다.

극이 담임선생님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공개 합반 수업형태의 워크샵을 하게 되며

관객은 이웃반 학생이나 공개수업을 참관하는 학부형이 되어

극중 워크샵에 참가하게 된다.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친구에 관한 글귀를 낱말 맞추기 게임으로

그동안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친구의

얘기를 다른 친구와 서로 나누고 들은

얘기를 재주껏 글로 표현하고 발표도 한다.

선생님은 좋은 내용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친구에 관한 노래를 합창하며, 워크샵은 끝나고

관객은 자리에 돌아오고 모두 귀가한 텅 빈 교실에

혼자 남아 동일을 생각하는 지식,

결국 친구를 찾아 만나고 한 청소년의 방황과

고민을 선생님과 친구의 사랑이 가득한

정과 설득으로 끝을 맺게 된다.

 

 

 

 

<거울보기>는 전문연극인이 만들고 관객을 참여시켜서 공연을 완성하는 하나의 Theatre-In Education(TIE) 프로그램으로, 국내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생소한 교육연극을 알리고 새로운 청소년문화의 장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 보급시키려는 데에 취지가 있으며 프로그램자체의 교육적인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

18세 전후한 서울지역 인문계고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극중에서 잠시 다뤄지는 교육현장의 부조리나 자칫 향락으로 비춰지는 청소년의 놀이문화는 등장인물들의 현실적, 사회적인 배경일 뿐 교육현실과 사회의 모순점을 고발한다 거나 청소년선도의 차원에 공연목적을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환경속에서 인간적이고 내면적인 교우관계보다는 친구의 대체물(, 컴퓨터 놀이기구)이 많은 상황에서 기능적이고 표피적인 우정이 형성되기 쉬운 현실을 감안하여 고교생들이 우정을 인식하는 경로와 친구와의 진실한 우정이 그들에게 미치는 인간적 내면의 변화가능성을 모색하고 그들이 자기 앞의 현실을 바라보는 주관의 양태가 우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교육적 목적을 찾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옳고 그름을 가르쳐 주는 일방적 성격의 공연이 아니며 다음 세가지로 프로그램 목적을 요약할 수 있다. 1. 친구에 대한 인식, 이해의 폭 확대 2. 우정을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계기 마련. 3. 3을 용기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경험제공 등 극소수의 문제아들보다는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다루며 그들의 우정에 초점을 맞춘 <거울보기> TIE의 세 단계 작업 즉, 준비단계, 공연단계, 공연 후 단계(후속작업) 작업에 충실하였는데 준비단계에서는 네 차례의 워크숍기록, 청소년대상의 각종 유인물과 방송프로그램 그리고 인터뷰기록 등을 자료로 활용하였다. 특히 워크샵에서 참가했던 많은 청소년과 교사들의 입에서 나온 자연스런 표현들이 대사로 많이 쓰여졌으며 자신이 겪은 일 중에 잊을 수 없는 얘기 주고받기 때에 나온 한 청소년(3)의 얘기가 소재로 채택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