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구메 마사오 '미우라 제사 공장'

clint 2023. 12. 9. 06:41

 

 

 

이 작품의 초고는 잡지 『데이코쿠분가쿠()(1915.4.1) <미우라 제사 공장주(三浦製糸場主)>(사회극 4)으로 발표되었는데, 4막은 미완성인 원고로 게재되었다. 이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1919.7.15., 임시증편노동문제)에 초고를 전면 수정한 개정판을 발표하였고, 이후 발간되는 희곡집 등에는 1919년의 개정판이 실리게 되었다. 1920 2월에 데이코쿠극장(劇場)에서 <미우라 제사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되었고, 이후 다른 극단이 지방 순회공연도 하게 되면서 작품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부분적으로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존 골즈워디(John Galsworthy, 1867~1933) 1909년 작품인 Strife (일본에서는쟁투(争闘)’, ‘투쟁(闘争)’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었다)의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작품은 지방의 제사 공장에서 동맹 파업이 발생하고, 도쿄에서 내려온 사장 아들 미우라 준키치가 공장을 물려받으면서 자신의 신념에 근거한 이상적인 공장을 꿈꾸지만, 결국엔 그의 이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과 이상의 상징이었던 여공 히데마저 죽는 비극으로 끝이 난다. 초고의 미완성된 결말에서는 고쿠부 도라지를 위시한 노동자 그룹과 자본가 준키치의 대립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개정판에서는 여공 히데의 죽음을 결말로 가져와 비극성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1920년대에 발생한 프롤레타리아 문학 운동 이전인 1915년에 작가가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했다는 점은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반항을 위한 반항으로 치부되는 노동자들의 모습과 여공 히데의 죽음이 강조되는 결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개정판이 발표된 1919년은 이미 노동운동의 발흥기였다는 점에서 볼 때, 작가가 노동 쟁의라는 소재에 깊은 관심이 없었다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1920년의 공연 역시 반드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는 평가가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본 연극계에서는 번역극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일본 작가의 창작극이 대형 극장에서 공연되기 시작한 점은 일본 신극사에서 볼 때 큰 성과라고 평가될 만하다.

 

 

 

윤백남의 <박명희의 죽음> 바로 작품을 번역, 번안하여 한국 실정에 맞게 작품이다. 블로그에도 작품 소개가 나와 있다. 윤백남은 <三浦製絲場主> 번안 <박명희의 죽음> 통해 '노동문제극' 가능성을 타진하였으며특히 원작의 '결혼' 문제와 노동문제의 폭로가 결합되는 양상에 주목하였던 것이다. ‘연애/결혼'문제와 공론영역의 쟁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결합된 형태의 '문제극/사회극' 시도는 이미 창작극 <운명>에서 시도된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박명희의 죽음> 1920년대 초반 <운명>에서부터 엿보이는 작가의 '사회극창작의 시도를 보여준다.

 

구메 마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