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W. 니콜 '바람을 본 소년'
『바람을 본 소년』은 자연과 소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인공.
주인공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은 바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하늘을 날 수 있는 주인공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그리고 우리에게 들리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합리성과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자연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해버린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파괴와 폭력의 무의미와
부당성을 역설한다. 또한 평화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 깨닫게 한다.
『바람을 본 소년』에 등장하는 독재자 브라닉은 소설 속에서 형상화된 또 하나의 히틀러다. 브래닉의 ‘신 황금용 제국’은 히틀러의 ‘제3제국’이며, 브래닉의 인종관은 히틀러의 바로 그것이다. 세계를 지배하고자 의미 없는 전쟁을 일으킨 것 역시 히틀러의 그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거창한 이데올로기나 틀에 박힌 반전 메시지를 독자에게 억지로 전달하려 하지는 않는다. 또한 파시즘이나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에 대항해야만 하는 교과서식 당위성도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모든 것을 보여 주고 묘사할 뿐이다. 작가는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파괴와 폭력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부당한 것인지를, 또한 평화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C. W. 니콜 : 환경운동가 현대소설가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 C.W. 니콜은 1940년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났다. 17세 때 캐나다에서 북극의 야생생물 조사단에 참가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매료되었다. 영국에 돌아와 대학에 진학했지만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어 대학을 자퇴, 캐나다로 이주했다. 캐나다에 정착한 그는 캐나다 환경청에서 해양 포유류의 생태를 연구했다. 환경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북극의 해양생물 생태조사를 위해 북극권을 여러 차례 여행했다. 또 1967년에는 2년간 에티오피아의 국립공원 건설 프로젝트에 초빙되기도 했다. 1980년부터 일본에 정착한 그는 귀화하여 현재 나가노 현 구로히메에 살고 있다. 2005년 10월 영국정부로부터 영국과 일본의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MBE: Memb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티키시(ティキシィ)', '모험가의 식탁(冒險家の食卓)', '나의 와일드 라이프(ぼくのワイルドライフ)', '더 위스키 캣(ザウイスキキャット)'등이 있다.
'바람은 본 소년 風を見た少年 The Boy Who Saw The Wind'은 '오오모리 카즈키' 감독의 작품으로 2000년도에 선을 보인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을 만화영화로 만들어 작품을 널리 알린 기폭제 역할을 한 영화이다. '아시아태평양영화제'의 '최우수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한 경력의 작품이다. 영화 속의 음악들은 '체코 필하모닉 실내 관현악단'이 연주 했다.
영화의 평들이 대체로 '짜깁기'한 느낌이 든다라는 건데... 신화의 내용을 끌어오는 것, 전쟁을 통해 선과 악을 대별하는 것, 사람을 포함한 모든 자연 만물들은 동등하다는 것, 절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년/소녀가 주인공인 것, 첨단과 레가시가 섞여 있는 것 등등등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공통된 모습이다. 영화의 주인공 소년은 '바람의 부족' 후손이다. 자기에게 있는 능력이 어디에서 온 것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폭력의 소용돌이에 떠밀려 부족의 발원지에까지 오게 된다. 그 곳에서 수만 년을 '후손을 기다림'으로 생을 이어오던 수호신 곰을 만나게 된다. 수호신 곰은 다툼과 폭력 더 나아가 전쟁과 죽음으로 인도해가는 '욕심'의 힘을 담담하게 전해준다.
"하늘을 난다는 건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는 증거야. 바람의 부족들은 그날 하루 먹는 것에 만족하며 욕심을 내거나 집착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날...나무열매를 탐내는 사람이 생겼어. 그는 주머니에 가득 찬 열매 때문에날 수 없을 정도가 됐지. 어느새 모두들 그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더 이상 날 수 없게 돼버렸지. 나는 것을 포기한 그들은 이렇게 비참하게 끝이 났어. 자기가 가진 열매에 만족하지 못한 그들은 서로 약탈하기 시작했지. 그들 중에 스스로를 황금용의 부족이라며 무기를 가진 자가 나타났어. 무기가 없는 바람의 부족과 우리는 저항도 못하고 죽어만 갔다" "그들은 이 땅에 왕국을 세우고 전 세계를 손에 넣기 위해 전쟁을 계속했지그러나 힘으로 흥한 자는 힘으로 망하는 법! 왕국이 번성하자 이번엔 활을 가진 무리가 나타났다. 황금용 부족들은 죽임을 당하고 동굴에 숨겨둔 보물도 모두 빼앗겼지. 그게 우리가 걸어온 삶이지. 허나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