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뮤리엘 스파크 작 제이 프레슨 알렌 각색 '진 브로디의 선생의 전성기'

clint 2023. 6. 29. 15:25


 
"감성이 예민한 나이에 나에게 그 학생를 주면, 그녀는 평생 나의 것입니다." 
자유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학교 선생님인 진 브로디도 그렇게 말한다. 
1930년대의 에든버러는 보수적이고 존경스럽지만, 
마르샤 블레인 여학교에서 브로디 선생은 그녀의 열정적인 수업 스타일로 
단조로운 교수진 중에서 두드러진다. 좀 더 평범한 주제들을 무시하고, 
그녀는 그녀의 딸들에게 이탈리아 예술, 파격적인 로맨스, 그리고 파시스트 정치를 가르친다. 
브로디 양은 아름다운 제니, 소심한 메리 맥그리거, 
브로디 양이 "내 말대로 하지 말고 내 말대로 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날카로운 샌디를 포함한 소수의 선호하는 소녀 그룹인 
"브로디 사단"에 그녀의 노력을 집중한다 
잘생긴 미술 선생님인 테디 로이드가 과거의 열정적인 정사를 다시 일으키려 할 때, 
브로디 양은 부드럽고 전통적인 합창단의 거장 고든 로이더의 품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조건으로 연애하려고 할 때, 그 후 몰래 돌아다니는 것은 
그녀의 직업을 위험에 빠뜨리고 적들에게 취약하게 만든다. 
브로디 양의 교직에 대한 헌신과 딸들의 마음과 마음이 그녀의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녀의 영향력이 자애로울까, 아니면 그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것일까...
'미스 진 브로디의 전성기'는 청소년기와 성인기, 
배신과 조종, 카리스마 넘치는 교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흥미롭고, 재미있고, 강력한 작품이다.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는 특유의 위트와 재치,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스파크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으로 스파크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으며, 독특한 천재성을 지닌 작가라는 극찬을 받기까지 했다. 또한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아, 런던 웨스트엔드와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상연되었고 영화와 텔레비전 시리즈로도 제작되었다. 진 브로디라는 독보적인 캐릭터 역시 에로티시즘과 파시즘이 기이하게 결합된 1930년대 독신 여교사를 상징하는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마샤 블레인 여학교의 진 브로디 선생은, 자신은 지금 전성기에 있으며 ‘미래의 여주인공’인 재능 있는 아이들을 ‘크림 중의 크림’, 즉 아주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말한다(“여기서 밀가루 반죽을 부풀릴 효모 역할을 해야지. 아직 말랑말랑한 나이의 소녀를 내게 주면 그애는 영원히 내 것이 될 거야. 나를 핍박하는 무리는 절대 성공할 리 없어”). 학교에는 그녀가 특별히 선택한 아이들, 일명 ‘브로디 무리’가 있다. 브로디 선생은 무리와 함께 그들만의 모임을 가지며 그 아이들에게만 비밀을 공유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진 브로디에게 선택받았으며 특별한 무리의 일부라는 사실에 어렴풋한 희열과 긍지를 느낀다. 그러나 브로디 무리 중 한 명인 샌디는 다른 아이들처럼 브로디 선생을 동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기준을 강요하고 자신의 연애에 학생들을 이용하는 선생에게 의문을 갖는다.

 

 



이 작품에서 샌디는 진 브로디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브로디 선생의 특별한 아이들 중 유일하게 비판적인 눈으로 그녀를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샌디가 브로디 선생을 대하는 태도는 인간과 성장, 도덕에 대한 스파크의 철학을 대변한다. 샌디는 때로는 동경 어린 시선으로 때로는 의혹을 품고서 브로디 선생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그러한 양가감정 없이 브로디 선생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때는 바로 언제나 당당한 그녀의 확고한 자기확신이 깨지는 순간이다. 샌디는 그 모습에서 “연약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불완전한 인간이 실패와 내적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비로소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견은 샌디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스파크의 철학을 명료하게 구현해주는 것은 작가 특유의 서사 기법이다. 스파크는 여섯 개의 장을 건축물의 각 부분처럼 정교한 구상 아래 배치한 뒤, 브로디와 샌디의 관점을 오가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교차해 쌓아올린다. 스파크는 단순히 브로디 선생의 서사에서 샌디의 서사로 이동하거나 계몽적인 의도를 담아 샌디의 관점으로 브로디 선생의 관점을 덮어쓰지 않는다. 전성기에 있는 브로디 선생의 서사 위로 소녀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덧입히고, 샌디가 소설 속에서 또다른 이야기를 쓰게 하면서 소설의 중심 서사에 새로운 이야기를 겹쳐쓰는 식이다. 샌디가 브로디 선생을 자신과 동일시하다가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본래의 이야기에는 겹겹의 균열과 층이 만들어진다. 세 명의 화자, 즉 브로디 선생과 샌디 그리고 전지적 화자를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퍼즐처럼 흩어져 있다.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샌디는 성장해나가면서 모순 투성이인 진 브로디 선생의 진짜 모습을 파악하게 되고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를 중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개인만의 자의식, 가치관이 형성되기 이전에 어떤 선생을 만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예술을 찬양하지만 파시즘 또한 찬양하고 집단 안에 메리라는 희생자를 두어 자기에 대한 지지를 공고히 했던 따지고 보면 악랄하기 까지 한  진 브로디 선생은 말년을 쓸쓸히 보내게 되는데....

뮤리엘 스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