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 '앙테크리스타'
블랑슈는 소심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소녀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 아이가 블랑슈의 곁으로 다가온다.
그 아이의 이름은 크리스타로 블랑슈와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이다.
크리스타는 얼굴도 아름답고 성격도 밝아서 모든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블랑슈 역시 크리스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학교에서 집이 멀다는 크리스타를 위해 자신의 집에서 자고 가도 괜찮다고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블랑슈의 큰 실수였다.
크리스타는 점차 블랑슈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
블랑슈와 친구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블랑슈 부모님의 사랑까지 독차지 한다.
블랑슈는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위협을 느끼고 크리스타에게 반격하기 위해 계획을 짠다.
적과 희생자, 박해와 고난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에 끈질기게 등장하는 테마로서, 이 소설 『앙테크리스타』의 주 테마 역시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두 인물이 악의에 찬 적과 박해받는 희생자로 대립하고 있다. 크리스타와 블랑슈가 그들이다. 한데 아멜리 노통브는 대체 왜 이렇게 ‘적’이라는 존재에 집착하는 걸까?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이 ‘두 인물의 대립’ 혹은 ‘적과의 대적’이라는 구도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으로 보이지 않으며, 적이라는 존재 또한 ‘절대적 악’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 ‘적’의 존재와 관련하여 작가는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하고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열두 살 때 자기 안에 “창조적임과 동시에 파괴적인 엄청난 적”이 탄생했으며, 그에게 글쓰기란 곧 이 “적과의 결투”라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내면 깊은 곳에서 집요하게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적’의 존재. 그에게는 “이 세상에서 없어서 안 될 것”이 바로 이 ‘적’인 것이다.
얘는 "크리스타가 아니야. 앙테크리스타(종말 직전에 나타나 혹세무민한다는 사이비 그리스도- 앙테크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이름)야!"
"악이 세상에 침투한 것은 거짓말을 통해서이지 범죄를 통해서가 아니다." 이 짧은 소설은 거짓말과 허영, 10대의 신체에 대한 냉소적인 탐구다. 작가는 고양이와 쥐 놀이를 하는 두 여자애들의 관계를 특유의 잔혹하고 신랄한 시선으로 관찰한다. 악의에 지배당하고 매혹되기 쉬운 청소년기를 특유의 상상력과 스피디한 필치로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