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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투루게네프 '밀회'

clint 2023. 5. 15. 05:51

 

자작나무 숲에서 두 남녀가 만나 이별한다. 여자는 순진하고 아름다운 시골 처녀다. 탐스럽게 묶은 들꽃 다발을 들고 남자를 기다린다. 남자는 잘생긴 외모를 지녔지만 어느 모로 보나 부유한 지주 댁의 바람둥이 머슴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주인과 함께 시골을 떠나 페테르부르크로 간다고 말한다.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여자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여자는 따뜻한 한 마디 작별인사를 기다리며 눈물을 흘리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정하게도 말없이 떠나버린다이 모든 장면을 지켜본 ''는 보다 못해 그녀 곁으로 다가가지만 그녀는 황급히 숲으로 숨어버린다.

 

<밀회>는 자연에 대한 뛰어난 묘사와 전형적인 인물의 창조가 돋보이는 단편소설이다어찌 보면 상투적일 수 있는 연인의 헤어짐을 상세하고도 섬세한 묘사로 새롭게 그려낸다두 사람의 사랑은 시들은 풀꽃처럼 한순간의 감정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고지순한 여인의 모습으로 인해,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로 인해 새로운 의미로 재창조된다. 이루어질 수 없어 슬프지만 여운이 남는 사랑 이야기, 투르게네프의 <밀회>.

 

 

 

투르게네프(1818-1883)

 

 

러시아의 작가.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페테르브르크 대학을 마치고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844년에 서사시 파리샤를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고, 여러 작품들을 모아 엮은 사냥꾼의 일기로 작가로서의 확고한 인정을 받았다. 러시아 사회의 현실과 문제점들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의 3대 문호로 꼽힌다  

주요작품으로 루우딘, 그 전날밤, 아버지와 아들, 처녀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