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라 M. 라구소 '헤라클레스의 고뇌'

헤라클레스는 어릴 때부터 보통 사람을 훨씬 더 능가하는 괴력의 소유자이다. 이런 괴력은 신성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가 태어난 지 여덟 달이 되었을 때 헤라는 아이를 죽이려고 거대한 뱀 두 마리를 아이의 침대로 보냈다. 헤라클레스는 일어나 두 손으로 그 뱀들을 목 졸라 죽였다고 한다. 그는 전차 모는 법과 레슬링, 그리고 활 쏘는 법을 배우며 중무장하고 싸우는 기술을 연마하면서 고대그리스의 전형적인 귀족 기마전사로 자라난다. 그리고 오르페우스(Orpheus)와 형제간인 리노스(Linos)에게 키타라(kithara) 연주를 배운다. 고대에 음악은 전사이자 귀족인 사내들의 사나운 성정을 순화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과목이다. 충동을 제어하고 성정을 다스리는데 음악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거꾸로 충동을 제어하고 아주 단순하고 지겨운 것의 반복을 이겨내야 한다. 그런데 헤라클레스가 제대로 배우지 않자 키타라 스승 리노스가 나태하여 제대로 열심히 배우지 않는다고 키타라로 헤라클레스를 때린다. 그러자 헤라클레스는 분격하여 스승 리노스를 바로 그 키타라로 던져죽인다. 이때부터 헤라클레스는 용맹이 그 한도를 넘어 제어하기 힘들게 된다. 적을 섬멸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전쟁기계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다지게 되는 셈이다. 아버지 암피트뤼온은 헤라클레스가 또다시 그런 짓을 할까 두려워 그를 소 떼를 지키는 목동으로 보내버린다. 그곳에서 귀족전사로서 왕궁이나 성채에서 자라지 않고 헤라클레스는 시골 촌구석에 방치되는 셈이 된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그곳에서 자라며 모든 사람을 능가하는 체격과 힘을 지니게 된다. 외모만 보아도 제우스의 아들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는 전한다. 키가 4완척이나 되고 두 눈에는 불이 번득였으며 활을 쏘든 창을 던지든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아버지와 인근 유력자 테스피오스(Thespios)의 소떼를 괴롭히는 사자를 18살 때 때려죽이는 용맹을 발휘한다. 그는 사자를 제압한 뒤 사자의 가죽을 몸에 둘렀고 쩍 벌어진 사자의 입을 투구로 사용하여 범접못할 잔혹한 전사의 이미지를 스스로 연출한다. 유령도 보이고,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으로 결국 신전을 찾아 답을 얻는다. (헤라의 간계에 라는 설도 있다) 에우뤼스테우스의 부하가 되어 그의 명령을 받으란 것. 말하자면, 에우뤼스테우스가 시키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해야 할 입장으로 몰린 것이다. 에우뤼스테우스는 목숨을 내놓고 해도 해내기 어려운 임무를 차례로 헤라클레스에게 맡겼으니 이것이 이른바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난사(難事)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