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 '전날의 섬'

저마다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하여 항해를 거듭하는 유럽 강국들.
젊은 귀족 로베르또는 만물이 풍성하고 금은보화가 넘친다는 신비의 솔로몬 섬과
아직 아무도 정확하게 측정해 본 적이 없는 경도의 신비를 벗기라는,
프랑스의 최고 권력자 마자랭 추기경의 밀명을 받고 홀란드의 첩보선 〈아마릴리스〉에 오른다.
이름 모를 섬들을 거쳐 항해하다가 난파당한 로베르또는 홀로 살아남아
뱃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난파선 〈다프네〉를 발견하고....
로베르또는 섬 하나를 마주하고 있다. 그와 섬 사이로 1백 80도 경선이 지나간다.
경도의 신비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물과 사건과 사상과 경이로운 기계들이 끊임없이 갈마드는 한 바탕의 지적 미스터리의 행렬이 펼쳐진다.
30년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일이 종교와 예술과 문학을 마구 뒤흔들던 시대를 배경으로 요새의 포위와 공격,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큼 첨예한 칼과 혀의 대결 화약과 향유.
다중 구조의 첩보선, 꼭 닮았으되 음험한 인물들.
품격 높은 학식으로 빛을 발하는 예수회 수사들과 자유사상가들,
검질기고 싸움 잘하는 시골 아낙네들. 돌림병, 사랑과 권력을 둘러싼 음모가 얽히고설킨 파리의 살롱들,
그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숨 가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중세의 음유 시로 우리를 흘리는 마법사 움베르토 에코는 마술 같은 거울 놀이를 통해. 갈릴레오. 몬테베르디 카라바지오, 세르반테스, 루벤스, 베르니니, 셰익스피어, 베르메르 캄파넬라, 렘브란트, 마리노, 몰리에르 그라시안. 시라노, 스피노자. 벨라스케스, 데카르트, 보로미니 푸생, 가쌍디, 바질. 밀턴. 라씬느 파스칼의 세기에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가운데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미묘하게 자전적인 이 『전날의 섬』은 끊임없이 변모하는 우리 언어에 대한 이야기이자, 특별한 공간에서 전개되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 공간에는 오늘날의 바로크 인이 가상의 바벨탑에 갇혀 있다. 『전날의 섬』은 백과사전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며‘ 첩보 소설이자 연애 소설이고.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1천 년 역사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