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은 원작, 하유상 극본 '서유기'
서유기는 <손오공>이란 이름으로 더욱 널리 알려진 장편소설이다.
원작자 오승은(吳承恩)은 1500년에 태어나 1582년에 사망했다.
그러니까 82세의 장수를 누린 셈이다.
그러나 그의 일생은 불우한 편이었다. 61세에야 겨우 벼슬길에 올랐으나,
6년 후에는 그것마저 그만 두고 말년에는 초야에 묻혀 글만 썼다.
하기야 그랬기 때문에 <서유기>와 같은 명작 소설이 나왔으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가 벼슬길에는 불우했는지 몰라도 소설가로서 다행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유기>는 중국 고전의 유명한 <삼국지>, <수호전>, <금병매〉와 더불어
네 권의 기묘한 책이란 뜻의 이른바 중국 고전의 '사대 기서(奇書) '의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 소설은 이른바 '신마(神魔)소설' 가운데의 최고 걸작으로
중국의 기담 괴설을 가장 많이 담고 있다.
내용은 당(唐)나라 삼장법사가 불법 경전을 구하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데리고 인도로 가는 도중 수없이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굽히지 않고 마침내 경전도 구해올 수 있었고, 그 공적으로 손오공에 지워진 벌도 풀리게 된다는 얘기이다.
그야 비현실적인 세계를 그려 황당무계하기까지 할 정도로 터무니없는 이 소설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세계의 극치를 잘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인간적으로 형성화된 손오공의 성격과 행동이 아주 서민적으로 구수하게 그려져 있다. 과연 '4대 기서'의 하나라고 할 만하다. 또한 자연인의 원시적인 힘을 잘 표현한 빼어난 공상 소설이라고 하겠다.
희곡으로 각색된 이 작품은 위의 에피소드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으나, 등장인물이 손오공 혼자 연기하는 모노드라마로 각색되었다. 그러므로 손오공 본인 역할은 물론 여러 등장인물을 탈을 바꿔 쓰는 방법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장편 모노드라마인 셈이다. 더구나 내레이터도 손오공이 겸하고 있기에 100분 정도의 시간을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노드라마인 셈이다. 다만 작가는 관음보살과 현장법사, 부처 등은 목소리로 대신하는데 여기까지 손오공이 맡기엔 작품 구성상 다소 무리라고 봤던 것 같다. 손오공은 특히 대부분의 악당이나 요괴들을 탈을 바꿔 쓰며 목소리를 변경하며 연기함에 무술부터 여러 악당의 차별화 등… 다재다능 한 연기가 요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