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현균 · 김윤실 '91나로코'

clint 2023. 1. 10. 09:23

 

'91나로코'(김현균·김윤실 작)는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상황에서 개인의 욕망이 얼마나 무력하고 무의미한 것인지 이야기한다. 정태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할머니까지 쓰러져 입원하는 상황에 사채업자 이자를 못 갚고, 쫒기며 급전이 필요해 대포통장에 신분을 빌려주기까지 하는데그러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깨어나면 질병관리본부 조사실이다. 역학조사를 위해 그의 확실한 동선이 필요한 상태이고, 조사관은 몇 번을 물으나 태구는 묵묵부답이다 

팬데믹 시대 살아가기로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동등한 존재임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목표 지향적인 삶과 이기적인 행태를 돌아보게 한다. 스토리 위주의 극 구성으로 평이할 수 있었던 부분을 템포감 있는 연출로 만회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제목이 코로나19의 역순이다.

 

 

작가의 말

코로나 창궐 이후 역학조사에 관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적, 동선을 숨긴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뉴스를 듣게 됐습니다. "?" 로 시작한 제 궁금증은 커져, 확진자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만들어 냈지만, 결론적으로 제삼자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저는 "그래도 동선을 숨긴 건 잘못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이야기가 '' 이야기이고, 팬데믹 속에서 공익과 사익 중 한쪽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저는 같은 질문을 이 작품을 보시는 관객분들께도 던져 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