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홍수정, 석예원 '우리가, 여기에'

clint 2023. 1. 8. 17:10

'우리가 여기에' 의 시간 배경은 정규 수업이 끝나고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이다.

야간 자율학습을 거르고 몰래 아르바이트를 가려는 수현과 이를 말리려는 지원의 대립은

우리 사회의 흔한 학생들의 고민과 현실을 보여준다.

둘이 같이 몰래 도망가기로 하고 서로의 개성에 맞게 탈출 방법을 모색하는 장면은

서로가 가진 '낙인' 즉 사회적 시선을 정면 돌파해 능동적 삶의 첫 단추를 꿰는 순간인 셈이다.

온갖 메시지들이 적혀있는 창의적인 생각과 인물 묘사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건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강조해 주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잘 다듬어 장막극으로 발전시켜도 좋은 작품이다.

 

 

작가의 말

글을 쓰다 보면 순간적으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는 순간이 생기곤 합니다. 지금까지 썼던 글들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순간들이 유독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원과 수현은 아주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내면에 언젠가 다녀 갔거나, 머물러 있거나, 혹은 앞으로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희도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열아홉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본적도, 책임져야 할 기대에 부담을 짊어진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원과 수현이 더 소중한 존재로 다가왔는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는 동안 이 아이들은 글의 주인공이 됨과 동시에 그 자체로의 뮤즈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를 아우르는 하나의 큰 주제는 '낙인'이지만,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그대로 끌고 오고 싶진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접하면서 누구나 쉽게, 자연스럽게 그 속에 담긴 주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어디 까지가 우리의 잘못일까요? 두 아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여러분의 곁에 머물, 또 머물렀을 수현과 지원을 늘 따뜻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용기가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