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수 '취중연담'
한밤에 펼쳐지는 술에 취한 사랑 토론이다.
마네킹이 불러오는 옛사랑의 모습 탓인지, 진탕 마신 술기운 탓인지
사랑의 아픔이 마음을 비집고 올라온다.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 이 시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시덥잖은 이야기들이 모여
사랑이라는 감정의 의미를 찾아간다...
'취중연담'에서 작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극은 사랑을 꿈꾸는 청춘들이 취중에 펼치는 사랑에 대한 담론이다. 한밤중에 펼쳐지는 취중토론 도중에 옛사랑의 아픔이 떠올라서 '사랑의 반의어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사랑의 감정을 가둬 두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이라는 감정의 의미를 공감하며 되새길 수 있는 재기발랄한 작품이다.
작가의 말 - 신범수
사랑의 반의어는 무엇일까. 이 물음이 창작의 시작이었다. 고심 끝에 반의어라고 던져 보면 그에 대한 반의어가 나왔고 그 단어는 사랑이 아니었다. 뭔가 있을 것만 같은 사랑의 반의어를 찾는 시간은 길게 이어졌고 항상 그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뭔가 우스운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들 마음속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존재하는 감정인데 왜 우리는 그에 맞는 적절한 반의어를 못 찾고 있느냐는 말이다. 사랑의 반의어를 찾기 위해선 우선 사랑이 무엇이냐에 집중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근데 이 물음에서도 시원한 답을 찾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느끼는 이 감정을 막상, 말로 설명하려면 매우 어렵고 사람마다 그 답이 다른데 또 다 맞는 말이라는 모순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 궁금해지고 어려워지는 이런 사랑이라는 감정이 20대 청춘에 게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고 있을지 그리고 각자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을지가 알고 싶어졌다. 첫사랑, 풋풋했던 사랑, 가슴 아픈 이별, 서툴렀던 사랑에 대한 후회 그리고 지금까지 느껴 왔던 모든 사랑은 이야기하기 쉬운 주제는 결코 아니다. 새벽, 술, 친구 이 완벽한 삼합이 맞춰진 순간 우리에게 이 이야기가 쉬운 주제가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사랑은 어땠는지 들어 보며 관객들 스스로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돌아보게 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