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닐 사이먼 원작 황선영 재구성 '루나틱'

clint 2022. 12. 30. 08:01

 

 

뮤지컬 <루나틱>의 원작은 20세기 후반을 주름잡았던 미국의 희극작가 닐 사이먼의 굿 닥터이고 그의 에피소드 중 3개를 황선영이 번안 개작하여 뮤지컬화 한 것이다.

 

 

- 정신병원

여기, 세상에 하나뿐인 정신병동이 있다. 이곳에서 의사와 환자들은 마법의 심리치료라고 알려진 <집단발표>를 시작하고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제 발로 찾아가기엔 두려웠던` 정신병동을 대놓고 엿보기 시작하는데...

 

1: 그 누가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 여자 꼬드기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녀석이 하나 있다! 타고난 제비 근성으로 카사노바 전술에 관한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한 남자! 온갖 매력으로 똘똘 뭉친 그는 보무도 당당히 사랑의 기술을 관객들에게 아낌없이 공개한다.. 그는 이제 친구의 부인을 유혹하기 위해 서서히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2: 무엇이 그녀를 집착하게 만드는가.

여기, 고집과 집착에 관한 한 세상에서 으뜸인 여자가 있다! 찍었다 하면 때와 장소, 이유와 원인을 불문하고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다는 전설적인 인물! 병으로 해고당한 남편의 퇴직금을 대신 받으러 간 그녀.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모두 혀를 내두르는데..

그곳에서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3: 그가 원하는 sex는 무엇인가?

여기, 아들을 끔찍이 사랑했던 아버지가 있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의 18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기막힌 선물을 준비하지만. 아들에게 마련해준 그의 선물은 결국 그를 미치게 만드는데.. 그가 준비한 기가 막힌 선물의 비밀은?

 

 

환자는 자기 속에 자신의 의사를 모시고 있다. 환자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온다. 그러므로 훌륭한 의사로서 우리가 할 일은 환자 속에 있는 의사가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라는 <알버트 슈바이처>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가슴속에 `나만의 주치의`를 가지고 있다. 당신의 인생이 길든, 짧든 그것은 상관없다. 당신이 쉴 새 없이 달려오면서 "정말 미치겠네~"라고 소리쳤던 기억이 단 한번이라도 있다면 오늘 `루나틱`을 통해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제목 ‘LUNATIC’ 이 뜻하는 미치광이라는 말처럼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마다 다른 상처로 인해 마음에 크고 작은 감기가 생겨 찾은 병원 '루나틱' 에서, 의사 굿닥터가 치료를 위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독특한 상황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뮤지컬 <루나틱>은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고, 이가 아프면 치과에 가듯 마음의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환자들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스트레스와 상처로 마음의 감기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점점 잔인해져 가는 학교 폭력, 가혹하리만치 청년들을 짓누르는 입시와 취업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하여 사회 속에서 잉태되는 개인의 마음의 고통은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되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채 보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이들에게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이야기한다. 지금 병동에 있는 환자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치료를 받고 있고, 모든 사람 역시 행복해지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굿닥터의 작지만 소중한 위로는,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로 지친 관객들에게 행복하고도 특별한 처방전을 선사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