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임상미 '로마, 이탈리아'(단막)

clint 2022. 12. 22. 10:09

 

그리고 그곳에는 한국인들이 있다. 그들이 각자의 이유로 한국을 벗어나는, 그 한순간에 그들은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외국인들이 된다. 그리고 동시에 이국의 낯선 감각을 생생하게 느낀다. 그들은 이국에서 외국인들이 되어 누군가를 추억하고, 누군가와 갈등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돌아본다. 이국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각자의 이유로 허기와 갈증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로마의 보카 델 라 베리타(진실의 입) 광장을 배경으로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남남커플이 피자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진실게임을 한다. 남녀 사이에도 흔한 그런 유치한 질문들이 골자다. 해외여행은 처음이지? 누구랑 와 봤어? 전 남친이랑 여기도 왔던 거냐? 뭐 이런. 남남-커플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별일 없다가 호텔매니저 로베르토와 대화 몇 차례한 태리를 의심하며 질투하는 승수, 피자를 빼앗아 던지고 태리는 "너는 의처증이라며 나간다.

승수는 그말이 사실인지 확인차 진실의 입에 손을 넣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