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뒤마클럽'
고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책사냥꾼 코르소는 저명한 스페인 톨레도의 서적상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의뢰를 받는다. 뒤마의 작품 『삼총사』에 나오는 [앙주의 포도주] 필사본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것과 이 세상에 단지 세 권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악마를 부르는 교본, 『어둠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아홉 개의 문』을 찾아 그것들의 진위를 밝혀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앙주의 포도주] 필사본을 넘긴 자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책사냥꾼은 고서에 담긴 아홉 개의 삽화 속에 살인 사건의 실마리가 담겨 있음을 직감한다. 책을 찾아 나서는 곳마다 의문의 인물이 그를 뒤쫓고 동시에 만나는 고서 소장가들의 죽음이 잇따른다. 아홉 개의 삽화를 통해 악마의 초대를 받으려는 악마 숭배주의자들의 위협 속에서도 신비주의에 가려진 고서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는 책사냥꾼, 고서의 베일이 벗겨질수록 드러나는 엄청난 사실들….
중세 유럽의 비밀을 담고 있는 고서의 세계를 배경으로 현란한 지적 탐험이 펼쳐진다.
'93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특징은 치밀한 구성과 고풍스러운 추리, 다양한 지적 소재들이라고 하겠다.
고서적을 주된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독특한 면을 보인다. 특히 도처에서 등장하는 세계 명작들은, 제목만 보고만 있어도 머릿속이 그 내용들로 가득 차는 기분을 준다. 또한 삼총사를 인용한 장면 제시라던가, 고전적이고 느릿한 추리로 책 의 비밀을 파헤치는 지적인 주인공의 모습도 아주 볼만하다.
영화 「나인스 게이트」의 원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뒤마클럽」에서 '삼총사'의 내용을 지우고 '아홉 개의 문'에 대한 미스터리만을 다룬다. 주인공 코르소는 저명한 문학 평론가 보리스 발칸으로부터 '아홉 개의 문'에 대한 진위 를 파악하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그때부터 알 수 없는 위험이 그에게 찾아든다. 과연 코르소는 악마의 강림에 얽힌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비밀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조니 뎁! 루카스 코르소를 연기한 조니 뎁의 모습은 그야말로 책 사냥꾼 그 자체다.
『뒤마 클럽』은 1993년 출간 당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에 필적할 만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출판계와 비평계에서 대중 장르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치달아 버렸다는 끔찍한 애정과 찬사를 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럽의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작가의 명성을 재확인시키고,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의해 1999년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고, 추종적 성향의 독자들에 의해 'icorso'라는 매니아 클럽 혹은 동호회 사이트를 열게 만들 정도로 열띤 호응을 받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