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영 '빨갱이네 시선'
40대 중반의 공장 반장 한반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게된다.
먼저 공장 노동파업 현장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자 슬쩍 뒤로 빠져 작업장으로 가는데 이를 눈치챈 20대 남녀 공원이 그를 쫓아 온다. 여기서 파업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급기야 우리 쪽이냐, 저쪽이냐는 편가름에 흥분한 한 반장은 다그치는 남공을 공구로 때려 살인죄로 구속된다. 그러나 돌아가신 부모의 환상에 빠진 듯한 그의 횡설수설함 때문에 그는 정신과 의사의 정밀 진단을 받게 된다. 처음엔 그의 침묵에서 조금씩 과거 이야기들이 나오며 노인과 노파(한반도의 부모)가 나오고 노인은 아들에게 처세술을 예기하고 노파는 목메어 죽는 모습이 반복된다. 군대에서 훈련 중 애국가를 안 부르고 소대장의 명령에 불복해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재판 전까지 자신의 의지로 훈련에 참가하면 취하해 준다고 한다. 결국 한 일병은 현실과 타협하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훈련에 참가한다. 다시 의사와의 면담에서 그의 가족 얘기를 한다. 6. 25전쟁 시 그의 형 둘은 본인의 의사로 월북한다. 그로 인해 빨갱이 집안이란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고 커온 그는 집안에서도 매일 부모의 싸움을 중재하며 살았다. 물론 아버지의 일방적인 승리이지만 둘이 월북한 데는 엄마가 애들을 잘못 가르쳤다고 몰아치는 아버지에 강압에 엄만, 대들보에 목을 매고 죽는다. 아버지는 좌우 개념보다는 상황에 따른 현명한 처신이 중요하다고 가르치는데 결국 아들 한반도와도 부딪친다. 게다가 연좌제라는 법이 아들의 취업제한에 걸리고 이 모든 상황이 아들에겐 정신적 공황과 계속되는 부모의 환상, 등으로 침묵하게 만들고 사회 부적격자로 만드는데...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의사는 그의 정신장애를 불인정한다. 왜냐면 그도 6. 25전쟁시 부모를 모두 잃은 반공주의자이기에. 그리고 살인죄를 씌우기 위해 죄수의 정신분석을 자청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