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홍우 '이돌근, 죽데기로 광 먹다'

clint 2022. 5. 22. 17:03

 

 

가장인 이돌근은 기회만 오면 비닐봉지를 들고 외출을 한다.

비닐봉지 안에는 쓰레기가 가득 들어있다.

쓰레기 투기꾼 이돌근을 잡기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아파트를 철통 경계를 하고 드디어 범인의 윤곽을 밝혀 내려는 찰나,

죽데기인 이돌근의 구세주이자 광인 아내 박해숙의 이돌근 구출작전이 발효된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이 작품은 중년 부부의 이야기다. 어느 집이건 남편과 아내의 살아가는 과정이 있지만 아마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 이돌근과 박해숙의 집이 그렇다 하지만 오십 보 백보가 아닐까 한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느끼는 보편타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해숙, 그걸 당연시하는 돌근은 매번 부딪힌다. 결국 쓰레기 무단투기 사건으로 말미암아 점점 갈등이 고조되고 억누르고 있었던 부부간의 속 얘기를 꺼내면서 행복한 파국에 이르게 된다. 이 극은 평범한 서민 가정의 이야기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생활상- 소문 투기 반장회의 등-이 다루어 지면서 전부 경상도 사투리로 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다채롭게 그려진다.

 

 

 

 

작가의 글

결혼한 지 10. 어느 날 문득, 나의 행동에서 아버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나도 변하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싫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왔다'환경적 유전' 좀더 확대하면, '문화………

지금의 내 생활에서 과거와 비교하여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찾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변한 것이라곤, 시골 초가집에서 생활하던 것에서 도회지 아파트로 옮겨온 것밖에는 없었다. 다른 모든 것은 변하지 않은 채로 그대로 있었다. 이 작품을 부부간의 사랑으로 보아도 좋다. 좀생이 같은 남편을 풍자한 것이라고 해도 좋다. 남편에 억압당하며 살아가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좋다. 단지, 이것만은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내 몸속에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 녹아들어 나를,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 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