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혜윰 '합석전후'

clint 2022. 3. 23. 08:14

 

 

 

지리멸렬한 세 식구, 막장 가족의 고군분투 이야기다.

현실적이면서도 공상적이고, 비관적이면서도 유쾌한 희곡 <합석전후>은 우리 연극만들기에 당선된

김혜윰 작가의 작품이다.

오합지졸의 대책 없는 가족, 하지만 그들도 알고 보면 마음 깊숙한 곳에 애정과 사연이 숨져져 있다.

해체가 될 뻔한, 그들의 모습을 통해 <합석전후>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오래된 아파트 방안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하다. 보일러가 고장이 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딸, 컴퓨터를 애지중지하며 주식만 하는 아버지, 늘 술에 취해 사는 아들이 대책 없는 세 식구가 어머니의 기일을 맞이하여 제사상 준비에 나선다. 수정은 머리를 감다가 금방이라도 고장 날 것만 같은 보일러와 씨름한다. 그런 수정을 보며 주식투자 건에 대해 말하는 아빠 만호’. 수정에게 물병을 빼앗긴 오빠 창현은 숙취로 인해 목이 마르다. 물을 찾아 헤맨다. 비이상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은 매일 변함없이 이런 행동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 같지 않은 특별한 날이다. ‘수정은 무덤덤하게 음식 재료를 주문하려 하지만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창현은 자신이 미리 주문해 놓은 제수 음식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곧이어 친구 봉학과 봉학의 여자 친구인 지은이 찾아온다. ‘수정은 혼신을 다해 제사를 준비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상차림. 잘 된다 싶으면 방해하는 객식구 및 방문자들로 인해 수정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식구들이나 객식구들은 수정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과연 수정은 무사히 제사상을 차릴 수 있을까각자의 방식대로 제사상을 준비하지만, 제수 음식을 사기를 당하고 옆에서 음식을 축내는 손님 때문에 쉽지 않다. 결국, 쌓여있던 증오는 분노로 변하고 한바탕 싸움이 일어난다. 이처럼 <합석전후>는 막장가족의 고군분투와 죽은이(엄마)가 떠난 자리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