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위성신, 오영민 '오랜 친구 이야기'

clint 2022. 3. 20. 17:06

 

 

 

오랜 친구로 35년을 살아온 김장돌과 강나리는 동갑내기 친구이면서도 늘 아우다웅하며 오랜 시간 서로의 기쁜일과 슬픈일을 함께 해왔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부인과 이혼 한 김장돌은 신문기자 퇴직 후 백수로 유유자적하며 지낸다. 강나리는 푸드스타일 리스트로서 남편과 사별 후 홀로 딸 예슬을 키우며 씩씩하게 살아왔다. 유쾌하고 낙천적이어서 약간은 철이 없어 보이는 김장돌과 강하고 억척스럽지만 인정과 푼수끼가 았는 강나리는 함께 운동하고 낚시도 다니며 소소한 일상과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도 공유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어느덧 의지하고 있는 그들 자신을 발견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진심을 얘기하지 못하고 늘 빗나가기만 한다.

어느 날, 나리의 딸 예슬은 20살 연상의 애 딸린 남자 순남과의 결혼을 선포하고 나리는 충격에 싸여 장돌에게 상담한다. 예비사위를 만나는 첫날, 나리는 장돌을 방패 삼아 허름한 포장마차로 딸과 그녀의 남자친구를 부른다. 예슬과 순남의 서로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확인한 나리는 더 이상 그들을 말리지 못하고 장돌은 오히려 예술과 순남을 지지하게 되는데....

 

 

 

 

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는 불균형적인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두 주인공을 통해 위기의 50대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고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밝고 따뜻한 삶과 사랑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낸 나리와 장돌이 다양한 장소를 넘나들며 대화하는 모습 속에서 관객들은 영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를 떠올릴 수 있다. 에어로빅, 비 오는 날의 포장마차, 낚시터, 장례식장, 노래방 등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누구나 한번쯤 다녀갔을 법한 장소들은 영화가 오버랩 되듯 장면이 전환되고 관객들은 그 안에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두 남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장면 전환과 대화의 효과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장 평범한 일상과 인생의 험난한 여정을 걸어온 두 친구의 이야기 속으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