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현우 '도둑수업'

clint 2022. 3. 14. 15:26

 

 

 

학출과 갈서는 늙은 도둑이다

금고털이의 달인이며 은퇴를 앞두고 봉추와 수라라는 제자를 키우려한다.

30년 가까운 학출과 갈서의 우정을 바탕으로

비록 금고털이로 생활을 하지만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다.

얽히고설킨 그 세계의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변화무쌍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그 와중에 전설의 달빛꽃이라는 세계적 보석을 두고 이들을 통해 정보를 얻어내려는

마담의 등장과 다른 조직과의 암투가 벌어지고

급기야 학출과 갈서, 봉추는 신형금고 안에 갇히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이들의 제자였던 수라가 모든 보물을 혼자 차지하려고

꾸민 계략이었고그전에 미리 봉추의 기지로 조직들이 모여드는 곳을 탄로 나게 하는

장치로 혼란을 틈타 일행의 탈출을 돕는다.

시간이 흐른 얼마 후 부자 관계인 갈서와 봉추는 예전에 이루지 못한

역사적인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다시 한 번 계획을 실행하자며.......

 

 

작가의 글 - 김현우

참 이상한 나라에 삽니다. 문화민족이라는 자부심과 광고는 요란한데 거리의 공연장은 텅텅 빕니다. 남의 나라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자존심 옹골지게 버텨 볼래도 잘 버겁습니다도둑놈들이 국회의원을 빼먹을 수 있고 애들이 그렇게 많이 한꺼번에 술집에서 타죽어도 여전히 또 타죽을 놈들을 대기시켜 놓은 나라. 외무장관이 남의 나라 국무장관의 젖통이 크다고 감탄하는, 또 그런 놈을 장관시키는 나라. 돈 관리 잘하라고 만들어 놓은 감독원이 수백억 돈놀음과 분명히 사법고시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일 텐데 이상하게 검찰에만 들어가면 아이큐가 닭하고 비슷해 지는지.. 아니면 눈높이로 맞추려고 우매한 백성을 호도하고 있는지 헛소리 삐삑 해대도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 이상한 나라, 오천 년 문화민족입네 하는 구호가 난무하는 요즈음. 공적 자금 몇십조가 나는 공허합니다. (문화에다 1조만 쓰지) 이 땅의 공연 문화 전방위에서 외로움과 고통에 허덕이는 형제자매들을 봅니다. 나는 이상한 나라에 삽니다.. 이 작품은 이런 의미에서 쓰여지고 만들어졌습니다. 저런 도둑놈들도 지키는 의리와 사랑을 어째서 국민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 국가의 명예를 책임진 사람들에게 하나도 없을까 하는 더러운 심정으로 말입니다. 그런 더러운 놈들에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내 마음에 이런 도둑을 키워 놓았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분노도 좀 하시고 그러십시요. 정신 삭아요. 이러다 한국 사람 다 죽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