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호 '코스모스 속 세포 하나의 고독'
치료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나버린 작가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마지막 기록.
기록 속의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면서 죽음을 선택한 작가의 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기록을 분석하는 제자 영(映). 아버지와 아무런 친밀감도 느끼지 못했던 딸 의연.
작가와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던 수민.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이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 죽은 이의 흔적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음을 느낀다.
살아남은 이들의 고독과 죽은 이의 바람이 맞닿아 이야기는 기록 속 마지막 장소를 향해 간다.
무대는 배경에 크고 작은 백색으로 된 원형의 도형을 부착시켜 놓았다. 그 앞으로 긴 단이 무대좌우로 연결되어 있고, 그보다 낮은 단이 계단처럼 단 앞에 연결되었다. 무대 상 하수에는 탁자와 의자가 대칭되게 배치되고, 중앙에 낮은 냉장고도 있다. 그 앞으로 객석 가까이에도 탁자와 의자가 상 하수 쪽에 대칭되게 배치되어 있다. 마이크가 군데군데 배치되어 마이크에 대고 대사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사람의 그림자 영상을 투사하거나 비 내리는 영상투사로 극적 효과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해설자인 안경을 쓴 청년이 원고를 펴들고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청년은 자신의 스승격인 인물이 불치의 병으로 죽은 후 스승이 컴퓨터에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인간관계와 자녀는 물론 연인이었던 여인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작품구현을 하듯 펼쳐진다. 스승의 자녀인 남매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두 쌍의 부부가 재혼을 한 과정에서 한 가족이 되었을 뿐 남남인 관계이고, 스승의 연인은 딸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 여인이고, 이 여인에게는 근육질의 젊은이가 사랑을 표현하며 가까이 다가선다. 이들 모두가 죽은 스승의 영향으로 깊은 상념에 젖어 있어, 해설자는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추적해 그들의 인간관계와 성품을 발견해 내고 외톨이처럼 고독하게 지내게 된 과정을 작품 속에 그려내면서 진실과 허구가 잘 융합되도록 한편의 시극처럼 형성해가는 과정이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