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송선호 '코스모스 속 세포 하나의 고독'

clint 2022. 1. 18. 08:47

 

 

 

치료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나버린 작가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마지막 기록.

기록 속의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면서 죽음을 선택한 작가의 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기록을 분석하는 제자 영(). 아버지와 아무런 친밀감도 느끼지 못했던 딸 의연.

작가와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던 수민.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이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 죽은 이의 흔적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음을 느낀다.

 

살아남은 이들의 고독과 죽은 이의 바람이 맞닿아 이야기는 기록 속 마지막 장소를 향해 간다.

 

 

 

 

무대는 배경에 크고 작은 백색으로 된 원형의 도형을 부착시켜 놓았다. 그 앞으로 긴 단이 무대좌우로 연결되어 있고, 그보다 낮은 단이 계단처럼 단 앞에 연결되었다. 무대 상 하수에는 탁자와 의자가 대칭되게 배치되고, 중앙에 낮은 냉장고도 있다. 그 앞으로 객석 가까이에도 탁자와 의자가 상 하수 쪽에 대칭되게 배치되어 있다. 마이크가 군데군데 배치되어 마이크에 대고 대사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사람의 그림자 영상을 투사하거나 비 내리는 영상투사로 극적 효과를 상승시키기도 한다연극은 도입에 해설자인 안경을 쓴 청년이 원고를 펴들고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청년은 자신의 스승격인 인물이 불치의 병으로 죽은 후 스승이 컴퓨터에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인간관계와 자녀는 물론 연인이었던 여인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작품구현을 하듯 펼쳐진다. 스승의 자녀인 남매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두 쌍의 부부가 재혼을 한 과정에서 한 가족이 되었을 뿐 남남인 관계이고, 스승의 연인은 딸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 여인이고, 이 여인에게는 근육질의 젊은이가 사랑을 표현하며 가까이 다가선다. 이들 모두가 죽은 스승의 영향으로 깊은 상념에 젖어 있어, 해설자는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추적해 그들의 인간관계와 성품을 발견해 내고 외톨이처럼 고독하게 지내게 된 과정을 작품 속에 그려내면서 진실과 허구가 잘 융합되도록 한편의 시극처럼 형성해가는 과정이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