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다니자키 준이치로 '기혼자와 이혼자'

clint 2021. 12. 31. 14:23

 

 

기혼자와 이혼자는 대화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차용한 레제드라마이며, 1917년에 발표한 이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문학사와 법학사의 대화는 작가 자신의 이혼 관련 실생활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두 남성의 대화 속에 다니자키 자신의 결혼관과 여성관을 투영시키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그와 이혼한 아내

 

기혼자인 문학사와 이혼자인 법학사가 만나 이혼을 고민하는 문학사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으로 전개된다. 법학사는 3년 전에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다. 게이샤 출신의 미모가 뛰어나고 재주가 있는 여자였으나 결혼 후, 평범한 여자로 전락한 아내에게 실망했고, 아무 문제 없이 이혼하기 위해 여자에게 교육을 시켰고, 주로 남녀평등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법학사의 아내는 점차 개화되어 선진국가의 문화나 교양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어지고 부부 사이도 평등하게 돈을 쓰고 자신이 하는 일을 간섭하지 않으며 각자의 일이나 취향대로 살아가게 되었고 얼마 전에 서로 합의하에 이혼하게 되었단다. 다만 아이 문제가 걸리는데 남자가 키우되, 언제든 원하면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학사의 예상으로는 아마도 전 부인은 여배우가 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