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은 원작 시 '만인보'

clint 2021. 6. 27. 14:27

 

 

'만인보'는 지난 1980년 고은 시인이 내란음모 혐의로 육군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처음 구상한 것으로 86년에 1, 2, 3권이 처음으로 출간되었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대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풀어 놓은 시집을 구상하였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2010년 총 30권의 시서집으로서 끝을 맺었다. 30권의 만인보에 실린 전체 작품 수는 4,001편이며, 등장인물만 5,600여명이다. 고은 시인의 시서집 만인보는 만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는 뜻이다. ‘만인만이 만인이 아니다. 만물도 만인이다.’, ‘사람은 가고 시는 온다’ ‘그 누구도 세상의 단역이다. 주역이 아니다.’

 

 

 

 

시인 생활 30년 만에 터져 나온 고은의 봇물같은 이야기 시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에 관한 노래라할 이 시편들에서 개인적 망각과 역사의 그늘 속에 닫혀 있던 이 땅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사연이 시인에 의해 세계 속에 스스로 현시된다. 역사적 인물들도 새로운 존재 양식으로 육화되고, 그 언어와 생각들은 가을 폭포처럼 툭 트였다.

만인과 시대에 바치는 시로 쓴 인물 백과사전으로 대하소설에 버금가는 성과로 우리 시대의 이야기가 담긴 기념비적인 역작이 바로만인보인 것이다.

전주시립극단에 의해 무대에 올려지는 만인보는 고은의 고향의 모습을 그렸는데 일제 당시 가공할 폭력과 압제 시대를 살아낸 유 무명의 인물 300여 명을 3, 40명으로 압축해 고은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사건과 특이할 만한 일들을 걸죽한 남도 사투리로 풀어냈다. 고통스러운 역사의 의미를 되묻고 그에 짓밟힌 만상의 인간들을 보듬는 작업이다. 인간이 극한상황에 내몰렸을 때 어떤 변화가 오고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들여다볼 이 작품은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질문이고 관찰을 목적으로 한다. 6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막간극이라 하며 다양한 소재로 재미와 일제의 만행, 당시의 일들을 새롭게 구성하여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