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일광 '7 x 7 = 49'(칠칠사십구)

clint 2021. 6. 22. 08:20

 

 

업순의 할아버지는 6. 25가 일어나자 인민군을 추종해 앞장서 인민재판이라는 이름 아래 무고한 사람들을 죽창으로 찔러 죽인다. 그리고 인민군이 물러나자 마을 사람들에 의해 처형당했고 이때 2살이었던 업순의 아버지는 엄마와 도망친 과거가 있다. 그 후 결혼한 업순의 아버지는 아내를 부정이란 올가미를 씌워 살해한다. 2대에 걸친 살인자 집안에 태어난 업순을 심리학 박사는 양녀로 입양하고 범죄의식의 유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범죄자는 범죄자로서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범죄인류학이론을 업순이 가계를 통해 입증해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사는 업순에게 살의적성향을 유발시키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나...이런 박사의 의도를 업순이 알게 된다. 박사가 비밀리에 쓴 보고서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 충격으로 업순은 정신이상이 되고 그걸 읽은 형사가 이 사건을 맡아 박사의 비인간적인 연구를 조사한다. 그리고 박사가 집착하는 업순의 범죄유전연구는 위장된 연구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박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제목인 7*7=49는 사구 깽판이라는 허망한 욕망에 대한 무효라는 은어로 쓰인다.

인간성 상실의 부조리라는 현대인의 심리상황을 조명하려는 테마를 시간 질서의 해체라는 기법으로 메시지를 분산시킨다. 또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성을 보완하면서 혼란을 준다.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현실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부차적인 문제의식도 관객에게 전해 준다. 업순이 자기 의지와는 상관 없이 고통을 당하고 박사는 자신의 심리학 연구를 빙자로 자신의 심적, 성적 만족의 도구로 한 사람을 파멸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