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수미 '애국자들의 수요모임'

clint 2021. 6. 15. 16:59

 

 

'애국자들의 수요모임'은 어떤 역사와 시대를 거치며 성장했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시대 정신이 만들어진다는 전제하에 부()의 논리와 인간의 의식 가운데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느냐는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스스로를 국가에 공헌한 바가 많은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생긴 아이러니한 사건을 중심으로 황당하고 코미디 적인 폭탄이 쏟아지는 점이 매력이다.

 

한 달에 두 번, 매주 수요일이면 백일순의 집에선 카드놀이 판이 벌어진다.

복부인인 백일순의 주최로 모여든 인물들은 토목건축회사를 경영하는 재벌 회장인 홍영식과

재벌 못지않은 교회 사업을 운영하는 조신형 목사, 청와대의 요직 실장인 임진구,

그리고 이들의 모임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연예인 출신의 이애정이다.

돈 놓고 돈을 먹는 그들의 게임판 속에서 오가는 긴밀한 정보교환과 친목 도모를 위한 수요모임에

오늘은 불청객인 도둑이 들게 되고, 전직 대학교수였던 도둑 부자(父子)가 벌인 한 바탕의 소동에

수요모임의 멤버들은 꼼짝없이 당하고 마는데....

 

 

 

 

스스로를 국가에 공헌한 애국자들이라 생각하던 수요모임회의 멤버들에게 생긴 황당하고 아이러니한 사건은 또 하나의 돈 먹고 돈 먹는 게임 한판이며, 큰 도둑을 털러 온 작은 도둑의 이야기이다.

불나방처럼 를 쫒는 오늘에 대한 풍자를 허탈한 웃음 폭탄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는 과연 누구인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