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길 '진짜거지 가짜부자'

김승길 작 『진짜거지 가짜부자』는 진짜거지가 가짜부자의 욕심을 응징하는 내용으로 이 시대 돈 때문에 인륜을 저버린 한 가족의 내면을 조명한다.
1막에서 진짜거지가 한 흥신소를 통해 의뢰인의 사진과 비슷한 나이와 외모로 발탁되어 얼마간 교육을 받는다. 진짜거지는 왜 자신이 이런 대접을 받는지 모르고 관객들도 전혀 모르는 상태이고 맘 편히 지내던 진짜거지는 모든 게 불편하기만 하다. 2막은 배경이며 무대장치가 누가 봐도 예사롭지 않은 엄청 부자의 집인 것이 분명하다. 교육을 받고 흥신소 간부와 이 집에 도착한 급조된 복장의 진짜거지는 생면부지의 아들내외로부터 아버지 대접을 받고 놀라기만 하다. 며칠을 지내면서 거지는 거짓으로 자신이 이들의 아버지 대역을 하고 있다는 것과 진짜 아버지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 집의 모든 재산이 모두 아버지 명의로 되어있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손자뻘인 병태는 정신장애로 장난감 개를 안고 풍선 부는 일만 반복하고 있다. 진짜거지는 하나하나 이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진짜 아버지는 장사로 운 좋게 번 돈으로 예전 강남 등의 땅을 사둔 것이 크게 올랐지만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고 모든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증하겠다고 하며 아들과 말다툼 끝에 심장마비로 죽는다. 그런 아버지를 몰래 화장하고 아들은 비슷한 사람을 찾도록 흥신소에 극비리에 요청해 거지가 오게 된 것이었다. 아들은 거지에게 인감증명을 떼어 부동산을 하나씩 팔아 상속세를 안 내고 모두 자신이 물려받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진짜거지가 이 일을 거부하자 거지를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하려는데....

김승길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졸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92년 「호드기」)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92년 「해부」)
연극
<진짜거지 가짜부자> 작, 연출 (92년, 하나방 소극장 공연)
<저 앙상한 가지에도 봄은 오는가> 작, 연출 (92년, 고양시 문예회관 공연)
<해부> 작 (92년, 샘터 파랑새극장 공연)
<여자를 왜 여자라 하는가> 작, 제작(92년, 비원문화장터 개관기념 공연)
<수탉이 알을 낳는 세상> 작, 연출(93년, 성공회대학교 강단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