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임철우 '사평역'
clint
2021. 4. 9. 07:34
60, 70년대 겨울, 한 시골의 대합실에 완행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각자 이 시골에 온 배경과 삶을 이야기한다. 교도소 감방장의 노모를 찾기 위해 찾아온 중년사내, 대학교에서 퇴학당한 사실을 숨긴 채 고향을 온 청년, 술집에서 일하는 것을 화장품가게에서 일하는 척 가족들에게 용돈과 선물을 주며 찾아온 처녀 춘심이, 돈을 훔치고 달아난 식당주방에서 일하던 사평댁을 잡으러 온 중년 여자, 사는 곳도 왜 온지도 알 수 없는 미친 여자, 장사를 하고서 집에 돌아가려는 아낙네들과 그들과 함께 기다리고 안내하는 역장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게 한다.
이 작품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소설적 상상력으로 형상화 한 소설로 1983년에 발표된 임철우의 작품이다. 한 시골역 간이역 대합실에서 막차를 기다리며 모여는 아홉 사람들의 쓸쓸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는 인물들의 형상을 통해 70~80년대 우리 사회의 산업화, 도시화, 민주화 도정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전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