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청준 '눈길'

clint 2021. 4. 7. 10:18

 

 

고향 집에 왔다가 바로 올라가겠다고 하는 의 결정에 노인은 아쉬워하지만 금방 체념을 하고 는 그런 노인의 체념에 짜증스러워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형의 주벽으로 집이 몰락한 뒤 노인과 는 서로에게 부모 노릇, 자식 노릇을 못한 채 살아왔고 그렇기에 는 노인에게 빚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인이 예전과는 달리 주택 개량사업을 통해 집을 고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자 는 당혹스러워하며 모른 척한다. 노인에 대한 의 태도에 불만을 느낀 아내는 노인에게서 옛집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그 과정에서 는 옛집에서 노인과 마지막 밤을 보냈던 날을 떠올린다. 노인은 집이 팔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집에 옷궤를 남겨놓은 채 를 맞고, 다음 날 새벽 노인과 는 눈길을 헤치며 차타는 곳까지 나갔던 것이다. ‘가 떠난 뒤 노인이 홀로 눈길을 되돌아오던 이야기를 들으며 는 노인의 애틋한 사랑을 깨닫고 죄책감에 눈물을 흘린다.

 

 

 

 

이 작품은 어머니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와 아들에 대한 미안함을 지닌 노모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긴장감 있게 펼쳐 내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노모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유도하는 아내에 의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자식으로서의 책임감이 부채처럼 떠오를까 무서워 자는 척하는 는 아내와 어머니의 대화를 몰래 들으면서 어머니와 화해할 수 있는 마음의 계기를 마련한다. 제목이며 어머니의 이야기 속 배경이 되는 눈길은 어머니의 깊은 사랑의 공간이다. 고부간에 주고받는 애틋하고 솔직한 대화와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의 깨달음을 통해서 끈끈한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