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니콜라이 레스코프 '레이디 멕베스'

clint 2020. 6. 26. 18:12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본성을 그 치부까지 발가벗긴다는 점에서는 주목받는다. 철저히 인간의 본성을 그리는데 그치고 있지만은 않다. 초반부는 인물의 심리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의 전개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어 극 자체도 1~3막까지와 4막은 상당한 분위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품명이 왜 '레이디 멕베스'인지는 아직껏 밝혀 내지 못했다. 극중 여주인공의 이름은 카테리나이고 성도 물론 멕베스가 아니다(배경은 1856년의 러시아다). 부잣집에 시집갔으나 장사밖에 모르는 무미건조한 남편과 며느리까지 넘보는 독재자형 시아버지에 질린 외로운 여인 카테리나가 한 난봉꾼과 벌이는 불륜으로 빚어지는 통속적인 이야기인데, 실은 여주인공을 스탈린 시대의 압제에 시달리는 민중으로 해석하라는 주문(?)이다. 그래서인지 스탈린은 이 작품을 매우 싫어했고, 34년에 레닌그라드에서 초연된 이래 30여 년 동안 상연이 금지되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나이 많은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 가난한 농부의 딸 카테리나는 남편 지노비가 떠나면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집에만 있는 신세다. 아직 스물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카테리나는 사랑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순진한 소녀로 남편의 잦은 출타에 늘 집에만 있으며 외로워한다. 남편인 지노비는 잠깐씩 집에 돌아올 때도 카테리나를 위로해 주기는커녕 무시하기 일쑤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아버지인 보리스는 카테리나가 정숙하지 못한다고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르게이라는 하인이 자신의 시중을 들게 되고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세르게이를 향한 카테리나의 사랑은 점점 깊어지고 자신의 사랑에 방해가 되는 시아버지와 남편을 차례로 죽이기로 한다.

카테리나는 보리스를 죽이기 위해 손수 음식을 만드는데 독버섯에 향신료를 뿌려 먹게 하여 즉사시긴다. 보리스를 죽인 후 카테리나는 세르게이와 힘을 합쳐 지노비를 목 졸라 죽이고 그들의 시체를 유폐한다. 이제 카테리나를 간섭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는 다른 하인과 주변 사람들의 미심쩍은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르게이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어느 날 지노비의 시체가 어떤 농부에 의해 발견되고 경찰들은 카테리나의 저택에 들이닥칩니다. 세르게이와의 결혼을 준비하던 카테리나는 경찰에 체포되고 결국 세르게이와의 불륜사실과 두 남자의 살인이 밝혀지자 카테리나와 세르게이는 감옥에 갇힌다. 카테리나를 포함한 죄수들은 시베리아의 감옥으로 행진하며 감옥에 갇힐 날을 기다리는 신세다. 카테리나가 아닌 카테리나가 가진 재산을 사랑하였던 세르게이는 미모의 여자인 소네트카에게 흑심을 품게 된다. 세르게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상대와 바람을 피우고 카테리나는 이에 분노한다. 카테리나는 행군 중 세르게이의 애인과 함께 볼가 강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끊고 이야기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