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만규 '나는야 호랑나비'

clint 2020. 1. 18. 12:05

 

 

 

고전 이춘풍전이 코믹 뮤지컬로 무대에. 나는야 호랑나비를 타이틀로 서울시립가무단이 공연하는 이 작품은 서울올림픽 1주년기념공연. 1989 7~12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공연되었다이춘풍은 조선조말의 한량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 양반이란 미명하에 가계운영은 아내에게 맡기고 나비처럼 여인들 품속을 넘나들던 그의 자유분방한 생활과 제도와 관습 속에서도 슬기로 가정을 일으켜 세우고 남편을 깨우친 조선조 여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엮어간다. 모두 13장으로 구성됐으며 재치있는 대사와 연기, 흥겨운 노래·춤이 해학과 낭만의 무대로 구성했다.

 

1

프롤로그 : 작품의 전체 내용을 무용화하여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호기로운 이춘풍이 장옷을 쓴 여인들 가운데를 호랑나비처럼 누비다가 자신이 속해있는 계급인 양반사회의 선비들에게 질타를 당한다. 선비들 사라지고 그중 한 선비가 남아 차례로 옷을 벗는데 너무나 매혹적

인 아내가 아닌가.

이춘풍의 바람끼가 장안 인근 마을을 휩쓸고 있는데 오히려 여인네들에겐 이춘풍이 선망의 대상이고 사내들은 춘풍을 혼내주기 위한 대책에 골머리를 썩인다. 이를 비웃듯 멋진 옷차림에 박학한 선비차림으로 나타난 이춘풍은 이들의 고지식함을 비웃으며 여인의 성조를 상징하는 비녀와 정조대를 건네주 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춘풍이 동료 한량들과 어울려 야외에서 질탕하게 잔치를 빌린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능파, 비연, 금선 등이 몰려와 제각기 살풀이춤, 장고춤, 승무 등으로 이춘풍의 환심 사기 경쟁을 빌리고 돈 아까운 줄 모르는 이춘풍은 이들에게 보약이며 가구일체를 장만해 준다는 등 마구 선심을 쓴다. 이로해서 급기야는 서로 시샘하는 기생들의 투기싸움이 본격화 된다.

춘풍의 처 우부인은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춘풍을 기다리는데 춘풍은 오지 않고 춘풍이 무작정 선심을 쓴 기생들 집에서 보약값, 가구값을 갚으라고 하인들과 의원이 몰아닥치자 우부인은 고이 간직했던 패물까지 내놓는데 망령끼가 있는 시어머니 민씨는 우부인이 화냥끼가 있어 사내들을 불러들인다고 야단친다.

꿀을 찾아 이꽃 저꽃 넘나드는 호랑나비처럼 이집 저집 기생집에서 지새우던 춘풍은 거덜이 나자 그동안 가까이 지내던 기생들과 그 하인들에게까지 냉대와 조소를 받는다. 춘풍의 집

우부인은 쓰러져가는 가세를 지탱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느질로 안간힘을 쓴다. 초췌한 몰골로 돌아온 탕아 이춘풍, 그러나 전과 다름없이 반갑게 맞아주는 우부인에게 스스로 사죄의 뜻으로 집안의 모든 일과 결정권을 아내에게 일임키로 한다는 각서를 쓴다. 만약 이를 어길 시에는 송사를 걸어도 좋다는 큰소리와 함께장거리. 흥청거리는 장거리 풍경이 펼쳐지는데 이춘풍이 두문불출하자 소일꺼리가 없어진 친구 한량들이 주모에게 넌지시 춘풍의 소식을 물으며 다시 춘풍을 불러낼 궁리를 한다.

소설 허생전을 읽던 이춘풍은 허생의 치부술에 마음이 들뜨는데 우부인 모르게 춘풍과 묵계가 되어 호조의 돈을 끌어낸 한량들이 찾아온다. 돈 벌어 호강시켜 주겠노라 큰소리치는 춘풍, 이를 만류하는 우부인 그러나 조랑말과 하인 등에 바리바리 짐을 실은 일행이 도착하자 신바람이 난 이춘풍은 권세나 벼슬보다는 우선 돈을 벌어놓고 보자며 우부인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호기롭게 나선다.

2

대동강변 연광정 모란봉이 보이는 연광정 앞에서 기생들과 들놀이를 즐기던 추월은 친구 옥매향, 자운영에게 이춘풍의 돈을 긁어내기로 계교를 꾸미고 자신은 남자에게 버림받은 가련한 여인처럼 소복을 입고 자살극을 빌려 이춘풍을 사로잡고 만다. 추월이네 집. 추월의 능수능란한 수단에 넋이 빠진 춘풍은 추월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돈을 물 쓰듯 쓴다. 이것을 이용해 추월은 다시 친구들과 계교를 구미는데, 잠자리에 들려는 춘풍과 추월의 방문앞에서 아우성을 치는 가짜 어머니와 가짜 동생, 추월의 치마폭에 푹 파묻인 춘풍은 별도리없이 고스란히 당하고만다. 춘풍에게 더이상 긁어낼 돈이 없음을 알아챈 추월은 매정하게 춘풍을 내몰고, 오갈 데 없는 춘풍은 추월에게 사정하여 추월의 집 종노릇을 하게 된다. 한편, 이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우부인은 남편 춘풍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신임 평양 감사 부인 임씨부인에게 부탁을 해 형방비장으로 변장하고 사령들을 이끌고 평양 추월이네 집에 당도한다. 멋도 모르는 추월을 형방비장의 수려한 용모에 반하여 버선발로 반기나 호조의 돈을 갚지 못한 춘풍과 그 돈을 긁어낸 추월에게 형방비장은 매섭게 문초하며 곤장을 친다.

평양성 밖. 평양감사와 부인 임씨가 우부인을 배웅한다. 평양감사와 임씨부인은 차라리 사내로 태어났더라면 나라의 기둥감이 됐을 장하고도 어진 우부인을 배웅한다.

평양에서의 일은 시치미를 뚝 뗀 체 호기를 부리며 집에 들어서자마자 술안주 투정을 부리는 이춘풍, 어찌할 줄 모르고 다시 상을 보려 부엌으로 가는 우부인, 그러나 춘풍앞에 나타난 형방비장은 술상을 차려오라고 재촉을 하는데 고양이 앞에 쥐꼴이 되어 쩔쩔매는 춘풍 앞에 하룻밤 묵고 가겠노라며 옷을 차례로 벗는 형방비장, 비로소 그녀가 자신의 아내임을 알고 할말을 잊는 이춘풍, 끝끝내 참고 견디어온 우부인이 가정을 지키고 남편을 깨우친 노력을 기리는 찬가가 출연자 전원의 합창으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