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데미안'

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
한 폭의 수채화같이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주인공 싱클레어가 소년기에서 청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자라가는 과정이 세밀하고 지적인 문장으로 그려져 있다. 진저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미안과 싱클레어의 깊이 있는 이야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라는 소년의 성장기다. 싱클레어의 성장은 단계별로 명확하게 나뉘어있다. 싱클레어는 유복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다. 싱클레어에게 세계는 벽난로 앞에서 크리스마스선물을 풀어보는 따뜻한 공간이다. 그러나 싱클레어의 행복은 동네 악동 크로머를 만나며 깨지기 시작한다. 싱클레어는 크로머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그로 인해 크로머에게 협박을 당하다 부모님의 돈을 훔치는 등 비행을 저지른다. 크로머로 인해 싱클레어는 세상에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 다른 지역에서 전학온 데미안이 나타나 크로머로부터 싱클레어를 구해준다. 구원자인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과 아벨, 즉 선과 악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데미안이 떠나고 도시 학교에 진학한 싱클레어는 외로움에 시달리며 다시 타락의 세계에 들어선다. 자기부정의 세계에 빠져든 싱클레어는 매일 술을 마시고, 욕망에 시달리며 어둠의 세계에 들어간다. 공허 속에 살아가던 싱클레어는 새로운 숭배의 대상을 찾아 헤맨다. 그때 나타난 여인이 베아트리체다.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에 빠져들고 그녀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초상화의 인물은 완성을 향해 나아갈수록 데미안을 닮아간다. 그리고 얼마 후 싱클레어는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신 '아브락사스(abraxas)'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1차대전이 터지자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입대하여 전쟁에 참전한다. 부상을 입고 야전병원으로 후송된 싱클레어는 거기서 마지막으로 데미안을 만난다. 그리고 어느날 아침 싱클레어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데미안의 죽음을 목격한다. 죽기 전 데미안이 남긴 "내가 필요할 때가 오면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싱클레어는 자신이 또 다른 데미안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데미안'에서 '아브락사스'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책에 꽂아 준 편지의 한 귀절은 전 세계 젊은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채 무한히 확장되는 유명한 텍스트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아브락사스는 삶과 죽음, 참과 거짓, 저주와 축복, 빛과 어둠을 통칭하는 하나의 신성이다. 즉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모든 특징을 한 몸에 지닌 상징이다. 싱클레어는 알을 깨고 나와 자기 자신을 비롯한 세상과 마주한다. 누구든 태어난 이상 어른이 되어간다. 수많은 사건들과 부딪치면서 때로는 환희를 느끼고 때로는 상처를 받으며 그렇게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자기 자신 앞에 서는 것이다.
"자신을 판정하는데 안일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 금지된 것에 복종하고 말지…그것이 더 쉽거든."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오랜만에 '데미안'을 뒤적거리며 아주 오래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알을 깨고 나온 싱클레어는 어떻게 중년이 되고 늙어갔을까? 그리고 과연 행복했을까?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자아가 성장하려면 고통과 고뇌가 필요하다는 명언으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연출 김명환)’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세상에 나온 작품은 그 당시에나, 지금에나 우리 마음 깊숙한 곳을 긁으며 변치 않는 메시지를 던진다.
헤르만 헤세는 세계 1차 대전의 패전이라는 시대적 위기와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원 입원, 막내 아들의 중병 등으로 심리가 극단에 몰렸을 때 ‘데미안’을 집필했다. 청산하고 싶은 과거의 기억들과 당시 품고있던 고뇌가 작품에 녹아 들었으며, 새롭게 사용한 필명 ‘싱클레어’로 주인공의 이름을 설정했다. 그는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 싱클레어의 성장기를 통해 기독교 교리를 비롯해 당시 유럽을 지배했던 기성 가치관을 비판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했다.

주제는 변치 않았지만 시간의 제약이 있는 연극의 특성상, 원작은 상당 부분 각색됐다. 시간 순서대로 흘러간 모든 사건들이 대사 단위로 하나하나 해체된 뒤 다시 엮은 형태로 극이 완성됐다. 소설 속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꿈이 무대 위의 싱클레어는 실제로 겪는 것처럼 묘사됐고,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심도 있게 나누던 토론은 생략과 압축의 과정을 거쳐 새로이 정렬했다.

헤르만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