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혜령 '어느 오후의 향연'

clint 2025. 11. 28. 21:06

 

 

여고 2년생 애리. 세 자매의 막내다.
아빠는 5년전 돌아가셨고 홀로된 엄마와 
둘째언니 유리와 같이 살고 있고, 
지금은 집을 떠나 수녀 수련 중인 큰언니 채리가 있다.
애리는  얼마전부터 오늘을 파티의 날로 정해, 모종의 계획을 꾸몄다.
큰언니가 처음 휴가를 나오는 날, 5년째 외부 출타를 안 하시는
엄마의 첫 외출작전을 꾸민 것이다.  
엄마는 홀로 된 여자가 외부로 나다니는 것에 거부하는 신념으로
집에서만 있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에
언니들과 상의도 없이 일을 저지른 것이다.
채리언니가 첫 외출 나오는 날을 잡아, 엄마의 친한 여교후배인 소설가  
한수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도록 계획한 것이고,
거기에 참석할 정장과 악세사리도 싸게 대여해 준비하여
꼼짝 못하고 엄마를 5년만의 외출을 준비한 것이다.
예쁘게 차려입고 외출하는 엄마를 반기며
세 자매와 친구들은 찻잔을 부딪히며 건배를 한다. 

 



문학소녀인 애리는 처음 등장부터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조롱 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림을 받아 땅에 있다.' 
레미 드 구르몽의 시 '낙엽'을 낭송한다.


엄마의 수절이 안타깝기만한 막내딸 애리가 계획한
엄마 외출작전이 언니들과 친구들, 그리고 엄마의 후배인
유명 소설가까지 가세해 즐겁게 마무리되는 작품이다.
등장인물 7명이 모두 여자인 것도 이채롭다.
오혜령씨의 단막희곡이다,  제목 '어느 오후의 향연'은

나중에 이 사건을 소설로 쓴다면 이 제목을 붙이라며 채리가

정해준 그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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