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자전거를 타고 포스터를 붙이러 다니던 민우가 다혜와 부딪힌다.
캠퍼스의 새 봄.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이 기대와 설레임으로 잔뜩 들떠있다.
민우와 다혜의 어색한 첫 만남.
현태와 연극반 학생들이 공연 연습을 하면서 민우의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민우가 다혜 집을 찾아와 수첩을 건네주며 데이트 신청한다.
민우 아버지가 사업실패로 공장 문을 닫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민우가 걱정할까봐 애써 아무 일도 없는 척
민우의 앞날에 대해 염려한다.
연극 ‘갈매기’의 여주인공, 니나를 뽑는 오디션이 한창이다.
민우가 다혜를 데리고 와서 오디션을 보게 한다.
극중대사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민우와 다혜.
현태가 다혜와 처음 만나 인사한다.
민우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입원했다.
채권자들이 몰려와 돈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린다.
채권자과 몸싸움을 하던 민우는 한 노인으로부터 자신의 생모에 관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우발적으로 노인을 폭행하게 된 민우.
민우는 도망치듯 밤거리를 헤매며 한꺼번에 몰아닥친 불행에 괴로워한다.
다혜가 숲속 야외무대에 몸을 숨기고 있는 민우를 찾아온다.
다혜는 초췌해진 민우의 모습에 놀라지만,
언제까지나 민우 곁에 있을 거라고 약속한다. 짧은 사랑...
그러나 눈앞의 시련 앞에서 두 사람은 더욱 절실해진 사랑을 확인한다.
민우의 아버지가 사망한다.
현태와 다혜는 구치소에서 나온 뒤 행방불명된 민우를 걱정한다.
민우를 향한 다혜의 한결같은 마음에 감동을 받는 현태.
갈 곳이 없게 된 민우는 자기 이모가 있다는 동두천클럽 나이아가라을 찾는다.
민우의 이모 로라 킴은 민우를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기로 하고,
로라의 오른팔인 매니저 허버트는 민우의 출현에 경계한다.
한편, 클럽 댄서 은영은 민우에게 노골적으로 호감을 보인다.
2막
허버트를 대신해서 감옥에 갔던 민우가 출소한다. 완전히 변해버린 모습이다.
밤이 되야 하루를 시작하는 동두천 사람들의 일상풍경. 상대파와의
마약 밀매 과정에서 수세에 몰린 허버트를 민우가 나타나 도와준다.
프로 연출자가 된 현태가 연극 ‘갈매기’를 연습 중이다.
하지만 자꾸만 민우 생각에 연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다혜 때문에 현태는 화가 나고 속상하다.
상대파의 습격을 받아 부상당한 민우와 허버트가 상처를 치료받고 있다.
임신한 은영은 더 이상 민우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로라에게 대들고,
로라는 민우에게 잠시 동두천을 떠나 있으라고 충고한다.
현태가 연출하고, 다혜가 ‘니나’로 출연한 연극 ‘갈매기’의 피날레 장면.
현태와 다혜는 공연을 마치고 함께 나오다가, 기다리고 있는 민우를 발견한다.
오랜 기다림과 그리움에 지쳐버린 다혜가 민우의 가슴에 안겨 무너진다.
은영은 민우가 떠난 후, 그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에 어쩔 줄을 모른다. 허버트가 위로를 하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술에 취한 민우를 데리고 모텔에 들어온 다혜.
그의 잠든 얼굴을 보며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민우는 다혜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자괴감에,
결국 다혜가 잠든 사이 모텔을 빠져나오고 만다.
민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민우가 그립고,
민우가 필요한 은영. 그가 집으로 돌아오자 뛸 듯이 기뻐한다.
집으로 돌아온 후, 마약에 취해 사는 민우는 연극하는 환각에 사로잡히고,
은영은 그토록 괴로워하는 민우를 보는 게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현태와 다혜가 민우의 집을 찾아온다.
마침내 다혜와 직접 만나게 된 은영은 자신의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해 과장스럽게 떠벌리고,
민우의 아이를 안아본 다혜는 이젠 정말로 민우를 잊어야만 하는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민우가 멀리서 두 사람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지켜보며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은 아픔을 홀로 삼킨다.
허버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민우는 밀매를 강행하고,
경찰의 급습을 당한다. 모래바람과 귀를 찢을 듯한 헬리콥터 소리 속에서
민우는 상대파 두목의 칼에 찔려 죽음을 맞는다.
현태, 다혜, 은영과 전체 코러스가 민우의 죽음을 추모한다.
다시 순수한 미소를 되찾은 민우가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하늘로 올라간다.
최인호 작가의 동명 원작소설은 영원한 청춘의 초상을 이야기하며 지난 40년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1983년 9월 1일부터 1984년 11월 30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어 완결 후 문예출판사를 통해 초판이 나왔다. 제목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서 가져왔으며 또한 프랑스 화가 마네가 그린 <피리 부는 소년>에서 영감을 얻어 젊은 날, 아름답고 순수한 청년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 출간 13년만에 제작된 뮤지컬 초연은 5만 관객을 동원하고, 그해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4관왕(대상, 무대미술상, 남우신인상, 특별상)을 차지하였다.
작가의 글 - 최인호
겨울나그네는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인데 지금으로부터 10년전쯤 영화로 개봉되어 많은 관객들이 본 작품이다. 원래 소설을 쓸 때부터 이 소설에서는 아름다운 청년을 그려보고 싶다는 것이 내 작품의 주제였다. 아름다운 여인. 매력적인 여인이 주로 등장하는 소설속에서 나는 청춘을 상징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남주인공 '민우'의 별명을 모네의 그림속에 나오는 '피리부는 소년'으로 정하고 누구나 청년시절 한번쯤 겪었을 첫사랑의 열병을 회상형식으로 그려보았다.
겨울나그네의 원작자인 내게 있어 10년만에 이 작품이 다시 뮤지컬로 부활한다는 것 은 더 말할 나위없는 기쁨이다. 연습장에서 그 젊고 발랄한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 나 는 괜히 고맙고 그들이 자랑스러워져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 하고 편곡해준 여러분, 안무를 맡아주고 독특한 무대를 만들어준 여러분, 의상을 맡아주고 홍보를 담당해준 여러분 전례없이 주최를 맡아준 예술의전당 측과 총연출자인 윤호진씨를 비롯한 여러분. 나는 여러분들에게 고개숙여 감사하고 아무런 도움을 드리지 못한 사실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1997년 초연시 프로그램에서 발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겨울나그네>는 여태까지 올려진 ‘대중적 뮤지컬’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대중적 뮤지컬’이란 단서를 붙인 것은 <지하철 1호선>이나 <금강> 같은 나름대로 실험적 작품은 그 평가의 잣대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여태껏 이렇게 후한 말로 뮤지컬 평을 해본 적이 없는 필자이지만, 이 작품은 확실히 작년의 <명성황후>, <쇼 코미디> 등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음이 사실이다. 우리 창작뮤지컬의 고질병을 (연기나 음향 등 기술적 측면보다는) 극작과 작곡이라는 핵심 기술의 미흡함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어느 정도 기본적인 것이 갖추어진 작품이다. 무리없이 흘러가면서도 뮤지컬다운 배려가 충분한 대본, 대중가요풍을 못 벗어난 <스타가 될 거야>의 실패를 극복하고 연극적 정서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한 김형석의 작곡, 음악이 주도하는 뮤지컬에서 화려한 볼거리 제공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박동우의 무대, 작품의 통과 흐름을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윤호진의 연출 등에서 대중적 뮤지컬로서 ‘기본’을 갖춘 작품을 만들어놓고 있다. 특히 ‘에이콤’과 연출자 윤호진은 <명성황후>에 이어 이 작품을 올림으로써 다분히 유럽적인 <레미제라블> 스타일을 자신의 독특한 색깔로 가짐으로써 오은희·배해일·최귀섭 3인방의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전통적 브로드웨이풍과 작품 경향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즉 이 작품은 <레미제라블>처럼 서사적 줄거리와 극적 공간의 잦은 교체, 음악의 주도 등을 특징으로 함으로써, 예컨대 <브로드웨이 42번가>처럼 단일한 공간의 근대극적 틀을 갖춘 전통적 브로드웨이 풍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이영미: 연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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