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준호 '천상천하'

clint 2024. 9. 27. 07:59

 

 

 

막이 열리면 정도전이 이방원의 칼에 최후를 기다리고 있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이자 개혁가 삼봉 정도전은 개국 초기 2인자였다.
국호를 조선이라 바꾸고 한양으로 천도하며 귀족만 대물림해 출세하는
나라가 아닌 똑똑한 선비를 시험으로 뽑아 등용하여 새로운 개혁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방원이 있었다. 그는 정도전을 인정하면서도 적(敵)인 것을.
그래서 방원이 주도한 왕자의 난 때 제일 먼저 삼봉을 포박한 것이다.
둘째 아들 정종에게 왕권을 물려주고 함흥으로 간 태상왕 이성계.
곧이어 왕권을 잡은 이방원 태종, 수차례 부왕을 부르러 사람을 보내나 
꼼짝도 않는다. 결국 무학대사가 찾아온다. 

그리고 삼봉과 무학, 태조의 예전 일들이 지나간다. 
정몽주와 정도전의 일화도 나온다. 친구이자 정도전의 선배격인 정몽주는
이성계의 야심을 비판한다. 그래서 이방원이 그를 암살하는 걸 묵인했단다.      
무학의 설득으로 상경하기로 한 이성계.
삼봉 정도전은 마지막 말로 "세상은... 사랑으로 만들어져 있네."
라고 방원에게 말을 남기며 막이 내린다.

 

 


비운의 천재 정도전,
그가 구현하려고 했던 이상적인 태평성대는 과연 가능한 것인가? 
반대로 현실을 초월한 종교성으로 행복을 추구하고자 했던 승려 무학. 
그리고 정도전에게 발판을 마련해준 이성계. 
조선 건국의 개국공신들과 당사자이다.
그러나 이방원의 권력욕이 너무 컸기에 
이들의 이상향은 뿌리도 내리지 못한다.
태조 집권 6년, 정종 2년 태종 20년... 
강한 자가 권력을 오래 쥐는 것인가?
 


작가의 말 - 최준호
물질과 과학, 이상향과 종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두 가지의 가치는 대립되어 왔다. 
이 시점에서 과거 이 세 명은 우리에게 어떤 지침이 될 것인가? 

불꽃같은 삶을 산 이들을 통해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