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복근 '도깨비 만들기'

clint 2023. 11. 3. 18:41

 

 

부부가 사는 한 집이다.

갈수록 심해져가는 쥐들의 극성으로 잠도 못자고 세간 살림도 망가지고 고민하던 차에

고양이를 들여 놓으면 좋을거라는데 부부는 동의한다.

얼마후 쥐를 잘 잡는다는 고양이를 들인 부부는

처음엔 쥐를 잡고 좋은 것 같았으나 쥐가 없어지고도 점점 더 잔인해져가는 고양이로 인해

느끼는 공포를 통해 인간의 죄의식과 양식을 풍자 한다.


시대상황속의 인간심리를 희극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에 대해 작가 정복근은 말한다.
" 사회문제이든 개인문제이든 닥친일의 실체를 파악못해서 쉽게 공항에 쓸려버리는 얘기를 이번엔 상당히 희극적으로 다루었지요, 구체적으로는 집고양이가 쥐 잡아 먹던 끝에 점점 방자 해져서 집주인이 오히려 더 왜소해 보인다는 것인데.. 주인공 나이를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설정함으로서 이들 세대와 6.25 같은 사회상황을 겪고 무의식중에 강하게 느끼는 죄의식의 심리를 지는 것이지요." 라 했다.

 

희극적으로 처리한것은 줄거리를 뒤집어 우스꽝스러운 면을 드러냈을때의 실소와 더불어 강한 전달효과를 가질 것으로 내다 봤기 때문이리라. 약 1시간 정도의 남녀 2인 등장하는 단막이지만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는 공포와 그 뉘앙스는 작가의 여러작품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이다. 그러나 거의 공연이 안된 그런 진흙 속의 진주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화적 성격이 강하며 메시지 전달이 쉬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극의 주제가 모호하고, 고양이를 통해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상황 자체도 억지스럽다. 

특히 고양이란 존재가 왜 그들에게 그토록 위협을 주는 존재가 되었는지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정복근의 초기의 작품세계는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아픔을 겪는 사람들

혹은 그 아픔과 싸우는 사람들이 주조를 이룬다. 여기서 그는 동물이 갖는 야만성과 폭력성을

극대화 시켜 인물에 대입시킨다. 

그러한 우화적 상황을 통해 은유적으로 때로는 직설적으로 작가의 주제를 말한다. 

그것은 결국 인간사회 속의 모순들,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통, 삶의 부조리를 말하고자 한 것이다.

 

 

 

정복근: 소리없이 강한 그리고 아직도 현역 못지 않게 좋은 작품을 많이 쓰고 있다.

희곡작가
출생 1946년 (충청북도 청주)
등단 197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여우'
학력정보 : 대학교 중앙대학교 국문학과
수상정보 2008년 제16회 대산문학상 희곡부문
1997년 제23회 영희연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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