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바이올라 M. 라구소 '피니아스와 하르피아이'

clint 2023. 3. 18. 06:03

하르피아이

 


트라키아 지방 사르미데소스의 왕 피니아스는 보레아스의 딸 클레오파트라와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두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죽자 피니아스는 왕의 딸인 이다이아와 재혼한다. 그런데 이다이아는 이복자식들을 미워하여 그들이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고 피니아스에게 모함하였다. 피니아스는 새 아내의 말을 그대로 믿고 두 아들을 장님으로 만들어 투옥해 버렸다. 하지만 무정한 아비의 이런 부당한 짓은 제우스의 진노를 샀다. 제우스는 피니아스에게 두 아들과 똑같이 장님이 되든지 아니면 죽음을 택하라고 했고, 피네우스는 시력을 잃더라도 오래 살기를 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선택이 태양신 아폴로를 노하게 만든다. 아폴로는 피니아스가 밝은 빛보다 장수를 원한 것에 분노하여 그에게 날개 달린 괴수 하르피이아들을 보내 이중고에 시달리게 하였다. 하르피이아 또는 하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정령들로 여자의 머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달고 있는 새인 이들은 에게해의 섬들에서 그 아이들과 인간의 영혼을 잡아먹고 산다. 하르피이아들은 피네우스가 음식을 먹으려고만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음식을 빼앗거나 더럽혀서 먹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장님이 된  피니아스를 찾은 보레아스의 두 아들

 

아르고호 원정대가 콜키스로 가는 길에 폭풍을 피해 잠시 피니아스의 나라에 들렀을 때 장님이 된 피니아스는 하르피이아들 때문에 굶어 죽기 직전의 비참한 상태에 있었다. 아르고호 원정대가 예언자 피니아스에게 자신들의 모험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알려 달라고 청하자 피니아스는 하르피이아의 괴롭힘을 물리쳐 주면 알려 주겠다고 대답했다. 아르고호 원정대는 그 조건을 받아들여 그를 자신들의 식탁에 초대하였다. 피니아스가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려 하자 또 하르피이아들이 어디선가 날아왔다. 그러자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두 아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하르피이아들을 뒤쫓았다. 그들은 도망치는 하르피이아를 펠로폰네소스 반도 상공까지 쫓아가서 스틱스 강에 걸고 다시는 피니아스 왕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냈다. 하르피이아의 저주에서 풀려난 피니아스는 약속대로 아르고호 원정대가 만나게 될 위험을 알려 주었다. 그는 원정대에게 바다에서 ‘서로 맞부딪치는 바위’ 심플레가데스를 지나게 될 텐데, 먼저 비둘기를 날려서 이곳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비둘기가 무사히 통과하면 그들도 별 탈 없이 통과할 수 있겠지만 길이 막혀 비둘기가 되돌아오면 그것은 신들의 뜻이니 그들도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피니아스는 원정길의 주요 이정표들도 가르쳐 주었다.

 

아르고호 원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