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고, 생활의 피로에만 찌들어버린 두 남자, 민수와 동철. 둘은 어릴 적 꿈과 추억을 이야기하며 친구가 되지만, 곧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꿈은 추한 현실이 된다. 그들은 다시 희망의 세계, 미지의 장소를 꿈꾸지만 현실에서 일탈할 수 없다. 슈퍼맨과 타잔의 슬픈 희망은 작은 소꿉놀이를 하게하고, 그 모습은 이 시대를 사는 또 다른 중 장년 남자들에게 아픈 현실과 추억을 일깨워준다. 자신만 바라보는 식구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가정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하지만 가정이 있는 대다수의 아버지, 남편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그들 모두는 젊을 때, 화려한 미래를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들은 평범하게, 또는 더 초라하게 만들뿐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표인 슈퍼맨과 타잔은 그런 많은 남자들이 꿈꾸는 이상이다. 잘생긴 얼굴은 기본이고, 건장한 체격에 부드러운 매너,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은 그 두 사람을 세상 모든 남자는 이상으로 삼고 있다. 여기 탄광에 갇힌 두 남자가 있다. 이 둘은 역설적이게도 슈퍼맨과 타잔이다. 그 둘은 아주 절박한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한 번쯤 화려한 일탈을 꿈꾸는 많은 남자들의 모습이다.
<작품 줄거리>성공하기 위해 도시로 떠난 동철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고향인 탄광촌으로 돌아와 고향을 못 떠난 민수와 만나 다시 옛 직업인 광부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갱도가 무너지면서 지하 800m 탄광에 갇히게 된다. 일개미처럼 일만하다가 인생을 끝내서는 안 된다며 어떻게 하든지 이곳을 빠져나가 돈을 벌어 떵떵거리며 살겠다고 허풍을 떠는 동철과 돈보다는 영혼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민수. 둘은 마지막 남은 담배를 피우며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 (소녀, 자전거, 빨간 아지트)을 회상한다. 이어 막장이 무너지는 소리, 공포에 우는 민수를 위로하는 동철, 둘은 그렇게 지쳐 잠이 든다. 민수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첫사랑 소녀와의 행복한 사랑의 순간을 가진다. 그러나 사랑은 고통과 절망으로 변한다. 그 완전한 절망 속에서 민수와 동철은 서로의 우정과 사랑을 발견한다. 그들은 어렸을 적 했던 둘만의 결혼식 놀이를 시작하고 탄광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작가의 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꿈과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회적으로 패배한 두 남자는 탄광에서 만난다. 어릴 적 그렇게 탈출하고 싶었던 탄광에서 서울로 성공을 꿈꾸며 달아났던 친구 고향을 지키며 살 던, 두 친구는 결국은 무너져 내리는 탄광 막장에서 마지막 꿈을 꾸며 죽어간다. 그들이 간절히 꾸는 꿈은 ‘우리 결혼할래, 그래 결혼하자’ 결혼은 가족을 만들고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는 하나의 사회적 행위이다. 우리 주위에는 경제적 이유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회적 계층들이 있다. 버림받는 계층과 계급들은 꿈꿀 권리가 있고 사회는 그것을 보장해줄 시스템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들을 항변한다. 그들은 오늘도 꿈을 꾼다. 무너져 내려가고 있는 막장에서, 우정과 사랑이 넘치는 파라다이스 “아리고오스”로 가기를!
박 장렬 (1965年生)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연극집단 反 대표 및 상임연출
혜화동1번지 3기동인
한국희곡작가협회 회원
100연극공동체 위원장
<주요 희곡작품>바라해라, 슈퍼맨과 타잔의 사랑, 나무물고기, 대빵 큰 고래의 꿈, 달빛트렁크 ,그 곶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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