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용락 '컴퓨토피아'

clint 2021. 12. 27. 16:54

 

 

미래세계의 한 남자가 나와 컴퓨토피아를 설명한다.

모든 일이 컴퓨터에 의해 이뤄져 한없이 편안하고 인간의 천국이라 할만하다고 한다.

먼저 먹는 건 메뉴를 선택하면 로봇이 요리해서 나오고 부인과 둘이 사는 25평 아파트에 주4일 오전 재택근무, 여분의 시간은 컴퓨터를 통해 여행하고, 게임을 하고, 건강도 체크 해줘 수명도 늘어나고, 국가간 분쟁이나 전쟁, 핵무기 등 모든 것이 없어 세계가 평화롭고, 자녀도 시험관으로 출산해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시켜주고, 부모, 친척, 친구들 모두 컴퓨터 화상통화로 하니 특별히 외출할 일도 없다. 컴퓨터의 지침대로 집에서 체조나 운동으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이 남자는 고대 언어과 출신으로, 지금 관객들이 듣는 고대언어를 유창하게 하나 현재는 다른 언어를 사용해 일반 사람들은 모른다고 한다. 문화 예술적인 것도 바뀌어 음악회, 미술전시, 연극공연, 무용 심지어 스포츠 경기도 모두 없어졌단다. 집에서 모두 볼 수 있고 특히 컴퓨터가 만든 스포츠가 더 박진감 있고 재미있기에 인기가 없어져 점차 사양산업이 되었다. 그러나 컴퓨터에 의해 통제가 되다 보니 모든 일상사가 컴퓨터에 의해 감시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대통령마저 컴퓨터에 잘 보여야 할 지경이 된 것이다. 남자는 그런 문제를 얘기하다 컴퓨터에 의해 고발당하고 회사도 쫒겨나고 독신자 아파트로 강등될 처지에 결국 죽는다. 그의 아내는 좀더 멋진 남편을 만나길 희망하고...

 

 

 

1980년대 초에 김용락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컴퓨터 이상향이라는 소재로 미래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이 컴퓨터라는 빅브라더가 통제하는 그 이면을 예견하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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