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신라 55대 경애왕(위응)은 고려의 왕건에게 청한 원병만을 믿고 놀이와 주연만을 일삼다가 원병이 미처 당도하기도 전에 들이닥친 견훤 군으로 해서 치욕적인 최후를 맞는다.
그리하여 견훤에 의해 등극한 왕이 56대 경순왕(김부)이다. 김부는 왕위 등극을 극구 사양하였으나 견훤의 위협과 주위의 간곡한 권유로 해서 마지못해 응하였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나라의 힘은 기울대로 기울어져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때에 마침 고려의 사절이 당도하여 친교를 맺고자 왕건이 신라를 예방코자 한다는 뜻을 전한다.
김부는 이를 받아들여 고려와 동맹이라도 맺어 견훤 군을 견제하려하나 고려의 저의를 믿지 못하는 중신들의 반대와 백성들의 동요에 부딪혀 왕건의 방문 일정이 늦추어지기만 한다. 이러는 동안에도 견훤은 계속 신라를 공략, 노략질을 하였고 신라로서는 속수무책이라 나라 안 사정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되어가니 김부는 부득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왕건을 불러들일 것을 결심하였다. 이 일로 해서 신라 조정은 더욱 혼미를 거듭하나 막상 왕건을 맞아놓고 보니 50여명 밖에 안 되는 호위병만을 대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규율 또한 엄중하여 백성들은 오히려 그들을 칭송하게 되었고 또한 두 나라 군왕의 협약도 잘 이루어져 이제야 국력회복의 기회를 잡은 듯하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백성들과 중신들의 마음이 서서히 고려로 기울기 시작하니 김부는 크게 당혹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왕건이 의도한 바가 이에 있었고, 양국 간의 친교를 이유로 노골적으로 뇌물을 뿌리고 회유를 하니 변방의 장수들까지 성을 열고 왕건 에게 귀순하기에 이른다. 견훤은 곳곳의 모든 재물을 약탈해 가고 왕건은 중신들과 백성들의 마음을 모아가니 더 이상 버티어 볼 힘을 잃고 만다. 이러한 때에 한쪽에서는 이대로 앉아 굴복을 하느니 일전을 도모하여 옥으로 깨어 질 것을 극간한다. 천 년을 이어온 신라의 명운을 한 몸에 지고 김부는 고뇌한다. 그리고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중대한 단안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니…… 국정의 문란 속에서 김부의 고뇌는 이로서 막을 내리게 된다.

작가의 글 - 이수일
이번 작품 『어이 하여 나로 하여금』은 경순왕 (김부)에게 초점을 맞춘 창작 초연 작품입니다. 한 시대의 시대말 적 혼돈과 여러 가지 상황을 배경으로 한 나라의 마지막 군왕이 헤어날 수 없는 처지에 다달은 국운으로 해서 겪는 인간적인 갈등과 고독한 몸부림을 통해 어떤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 보고자 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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