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소나무가 베어지고 있는 작은 소나무 군락지. 희영은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베는 현장에서 죽은 나무를 싣고 갈 용달차가 오길 기다린다. 용역업체 직원인 수길과 종찬은 오지 않는 용달차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이 번지고, 정리 되지 못한 소나무군락지에 나무의 주인인 노인이 찾아온다.
<저 나무 하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들어 산의 다른 나무들까지 모두 베어야 하는 그 현장에서 모두 베어야 하는 사람, 그 풍경을 보겠다고 온 직원, 그리고 그 숲의 주인이 나타나 각자 다른 입장의 한 나절이 조용히 전개됩니다. 재미를 의도하지 않고 자기 입장의 인물들이 안정적인 전진으로 천천히 몰입시킵니다. 작은 사건 하나를 통해 사회와 인생을 들여다보게 하는 단막극의 전통을 놀랍게 잘 지키고 있는 안정감 있는 작품입니다.
심사평 (심사위원 김수미, 선욱현)
접수된 143편 중 현역 극작가들의 예심을 통과하여 본심에 올라온 열다섯 작품은 모두 잘 읽히는 작품이었다. 보통의 희곡심사에선 심하면 절반가량은 잘 읽히지 않는 작품이었다. 관객을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집중시킬 줄 아는 극작가들이 많다는 점은 우선 매우 반가웠다. 지금 우리 사회의 시사적인 문제부터 개인적인 실존까지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극들은 흥미롭게 펼쳐졌다. 여기서 당부를 첨부한다면 비판할거면 더 통렬하라고, 그리고 흥미로운 상황 제시에서 나아가 돌파와 초월을 만나고 싶다고 - 전하고 싶다. 대부분 재미는 있는데 그 다음은? -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시대를 읽고 내 안을 읽고 극적 상황을 제시했는데 그 다음은? - 극이 거기서 멈춰있다. 제시한 문제의 현재 뿐만 아니라 그 원인과 그리고 향후까지도 고민한 모습을 만나고 싶다. 풍경 혹은 서술에서 멈추지 말고 통찰과 미래를 고민해달라는 주문을 첨부해본다.
본심 심사위원들은 15편의 최종후보작에서 당선후보작을 좁혀 논의했다. <저 나무 하나>, <좋은 날>, <들개>가 우선 거론되었고, <토마토 밭에 날아든 골프공 하나>, <영원한 그녀>, <소나무 가득한 동산에>가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좋은 날>은 폭행가해자로 지목된 학습지 선생님의 억울함과 결국 자살로 이어지는 너무도 리얼한 스토리가 오늘의 세태를 보여주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야기가 단순 전달된다는 외에 다른 영역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들개>는 버려진 반려견과 자신 또한 버려지는 모습을 일치시키는, 문학적이면서 흥미로운 참신함을 보였지만, 역시 그림만 보여주고 만 느낌이었다. 그리고 단막극인데 너무 많은 장 나눔으로 집중력이 분산된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저 나무 하나>는 소나무 재선충 병이 들어 산의 다른 나무들까지 모두 베어야 하는 그 현장에서 모두 베어야 하는 사람, 그 풍경을 보겠다고 온 직원, 그리고 그 숲의 주인이 나타나 각자 다른 입장의 한 나절이 조용히 전개된다. 재미를 의도하지 않고 자기 입장의 인물들이 안정적인 전진으로 천천히 몰입시킨다. 작은 사건 하나를 통해 사회와 인생을 들여다보게 하는 - 단막극의 전통을 놀랍게 잘 지키고 있는 안정감 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심사위원들은 당선작으로 추천하며, 향후 극작가로서의 지속적인 활동도 기대한다, 본선에서 만난 모든 작가들에게 미안한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자기만의 장점들을 분명 가진 작품들이었다.

작가의 글 - 임지수
소나무재선충병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는 병에 걸리지 않은 나무들이 아까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전부 베어버리는 것이 의외로 따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사람들은 자신의 아픔이 아니라고 너무 쉽게 옆 사람을 모르는 척 합니다. 모르는 척 하는 사람이나 외면을 당한 사람들 모두 나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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