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 초판 당시 100만부이상 팔렸으며, 96년 개정판이 나온 이후로 현재까지 200만 부이상 꾸준히 팔려나간 정연희 소설 <내 잔이 넘치나이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그러나 원작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무대나 스크린을 통해 제작 소개된 적이 없는 묻혀있었던 작품이다. 21년 만에 무대 위에 오르는 <내 잔이 넘치나이다>는 6·25당시 실존했던 맹의순이라는 인물을 통해 희생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일제시대에 평양의 비교적 부유하고 유복한 기독교가정에서 태어난 맹의순. 고난과 중학교 졸업할 무렵 누님이 죽고, 석달 만에 학도병으로 끌려갔던 형님의 전사소식을 들었다. 그는 조선신학교를 다니다가 가산을 다 잃고, 남하 도중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갑자기 돌아가시고, 여동생이 이유 없이 죽었다. 남대문교회에서 중등부를 지도하면서 열심히 전도를 했고, 판자촌 사람들에게 쌀 한말씩을 나누어주는 행사를 하는 등 열심히 사역하며 교회 중등부를 크게 부흥시켰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였다. 맹의순은 전쟁을 피해 남하하다가 대전부근에서 UN군에게 체포되어 공산군 첩자로 오인 받아 거제 포로수용소에 억울하게 갇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러한 역경을 하나님께서 주시는 전도의 기회로 생각하고, 포로수용소 당국의 협조를 얻어 '광야 교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열었다.
그리고 수용되어 있던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였고, 그의 신분이 드러나 석방되었으나,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포로수용소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중공군 포로 병동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살신성인의 본을 좇아 환자들을 돌보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며 무리해서 사역하던 중, 시편 23편의 '내 잔이 넘치나이다.'를 암송하면서 과로로 쓰러져 스물여섯의 꽃 같은 나이에 인생을 마감하였다.

이 작품은 우리민족의 불우한 시대적 배경인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던 맹의순이란 인물에 대한 회상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 중공군 포로의 편지 내용에 맹의순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소개된다.
“같은 포로로 잡힌 한 청년이 늘 물동이와 수건을 들고 다니며 말도 통하지 않는 움직일 수 없는 중공군 포로 부상자들의 몸을 닦아 주고 주물러 주었다. 늘 찬송을 부르며 시편23편을 외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그 많은 사람들을 돕다가 결국 과로로 쓰러져 죽었다”
전쟁은 인간을 미치게 한다고 누가 말했던가. 여기 천사로 변한 인간이 있다. 6·25 포로수용소에는 천사가 있었다. 중공군 포로들은 맹의순를 혹사시켜 죽게 한 것이 자신들 때문이라고 가슴을 치며 슬퍼한다. 그리고 참된 천사를 보았다고 고백한다. 거제도 중공군 포로수용소에서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숨진 맹의순이란 인물은 우리에게 절망속에서 희망을 줍는 참인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맹의순은 포로수용소에서 적들의 발을 씻기고 환자를 돌보았다. 선교활동을 하며 전쟁 중에 사랑을 전파했다.
신앙의 힘으로 전쟁 속에 사랑을 꽃피운 젊음. 신도 인간도 모두 그를 사랑했다. 맹의순의 삶은 관객의 종교와 상관없이 감동을 전해준다. 그의 사랑은 기독교에서 시작되었으나 마침내 종교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 무대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세를, 비 기독교인에게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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