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전옥주 '아가야 청산가자'

clint 2019. 12. 17. 14:15

 

 

 

얽히고 설킨 갈등의 덫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푸르른 청산은 어디인가.

<아가야 청산가자>는 신구세대의 갈등, 경제적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근대화 지상주의, 가정의 파탄 등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도시인의 삶을 다룬다. 연극 속에서 나는 누구이며,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어디인가를 전옥주 작가는 청산이라는 상징으로 묻는 것이다. 작품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느낌으로 이 작품에 대해 접근하면 곤란하다. 작품 안에서는 구체적이 시간이 명기되지 않았지만 1970년대 시대적 상황으로 미루어보자면 1960년대 개발 독재전략의 결과로 산업화가 급격하게 시작됨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삼아 소위 '근대화' 지상주의 분위기에 도시와 농촌,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개화된 나머지 사화적인 폐단들도 곳곳에서 나타났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시대상황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읽어도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낯설지가 않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신.구세대의 갈등, 가정의 파탄, 돈의 가치에 대한 물음,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도시인의 삶을 통해 나는 누구이며,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어디인가를 작가는 '청산'이라는 상징으로 묻는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에 대한 꿈을 가졌던 처녀가 사랑하던 남자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음을 목격하고도 도움이 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데, 청년은 그걸 극복하지 못해 끝내 현실기피증으로 처녀를 떠나버린다. 떠나버린 남자를 가슴에 묻고, 아내까지 사업상의 미인계로 사용하려는 경제속물남자와 결혼한 여인은 마지막 희망인 아들에게 의지해 살려고 하지만, 남편은 현실성 없는 아내 곁에 아이를 둘 수 없다고 조기유학을 보내 엄마로서의 의무까지 앗아가 버린다. 견디지 못한 여인은 결국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 집을 나온다.

 

  

전옥주 작가는 “이 혼탁한 세상에 착하고 정의로우며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 사람들이 겪는 일상적인 생활이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피폐된 삶을 초래한다.” “그들에게 구원은 결국 피안의 세계를 갈망하는 도피에 불과하다. 그 과정에서 겪는 아픔을 그리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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